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내은행 대출행태 서베이(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의 올해 2분기 종합대출태도 지수는 21로, 전 분기(15)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종합대출 지수 21은 카드대란 사태 직전인 2002년 1분기 22를 기록한 이후 최대 수치다. 종합대출태도 지수는 가계, 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적극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2분기 종합대출태도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건,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자산 확대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부문별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28로, 1분기(22)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대기업과 가계일반 대출지수 역시 9에서 13, 6에서 19로 각각 증가했고, 가계주택도 6에서 9로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감시가 있지만, 은행들은 시장 확보 경쟁을 쉽게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각종 경기 지표가 살아나는 만큼, 경쟁에 따른 여파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빌려간 돈을 되갚지 못할 리스크에 대한 은행의 우려를 보여주는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16으로, 전분기(6)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악재에다, 가계 부문도 대출 금리 상승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과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금 상환에 대해선 우려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자산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종 간 희비가 있을 수 있다”며 “건설과 부동산 등 리스크가 높은 업종에 대해선 여전히 관망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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