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론 |
밀은 이 책을 통해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했다. 집단의 생각이나 의사가 일정한 한계를 넘어 개인의 독립성에 함부로 관여하거나 간섭해서는 안되며, 그런 한계를 명확히 하여 부당한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정치적 독재를 방지하는 것 못지않게 긴요하다고 그는 강변한다. 그는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할 목적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밀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사회에서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가지, 자기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 물리적 또는 도덕적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다른 사람을 간섭하는 것도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종교의 교리를 포함하여 당사자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거나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또 다른 사람이 볼 때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거나 옳은 일이라는 이유에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슨 일을 강요하거나 금지시켜서는 안된다.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그는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임을 강조한다.
밀은 세가지 자유의 기본영역을 설정했다. 첫번째는 내면적 의식영역으로서 과학, 도덕, 신학 등 모든 주제에 대해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하고, 둘째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 그리고 세번째는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모든 성인이 어떤 목적의 모임이든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는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정부나 국가든 이 세가지 자유를 보장해 주지 않으면 결코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한다.
밀은 인류의 생각과 행동이 지금처럼 놀라울 정도로 이성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을 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라고 한다. 진리에 가깝다고 하는 종교적 교리조차도 자유롭게 비판을 하고 활발한 토론할 수 있을 때, 그 교리는 인간사회에 의미를 가지며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과학적 이론조차도 끊임없는 비판과 논박의 과정을 거쳐 참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설계해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본인이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스스로 얻은 경험을 자신의 방식대로 이용하고 해석하는 것이 인간의 특권이자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조건이며, 그렇게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최대한의 자유와 개별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밀의 주장은, 1853년에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16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것이 고전의 힘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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