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용]세 개의 태양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우삼용]세 개의 태양

[사이언스 칼럼]우삼용 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 승인 2011-04-04 14:11
  • 신문게재 2011-04-05 21면
  • 우삼용 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우삼용 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 우삼용 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 우삼용 표준과학연구원 기반표준본부장
지난 1월 8일 중국 신화통신은 태양이 세 개로 보이는 기상현상이 중국 진린성 장춘시 하늘에서 포착되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보고 지구 멸망의 징조라고 불안해 하기도 했다. 태양이 세 개라면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 현상은 하늘에 떠있는 엷은 구름 속 육각 기둥형 얼음결정이 태양 빛을 받아 굴절 반사시키면서 나타난 자연 현상이다. 극지방을 제외하곤 잘 관찰되지 않는 현상이어서 이를 보고 야단법석을 떨 만도 하다고 생각된다. 이같은 자연 현상은 달무리, 해무리 등이 있다.

“적막한 밤하늘에 빛나던 달이 둥그런 달무리로 우산을 쓰니 달 위에 피고지던 달맞이 꽃도 서러워 밤이슬에 꽃잎 젖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유명한 대중가요이다. 달무리 현상은 높은 하늘에 떠있는 육각기둥형 얼음결정에 달빛이 비추면서 나타나는 무지갯 빛 둥근테를 일컬으며 달을 중심으로 22도 각도로 나타난다. 이 현상은 근본적으로 무지개의 원리와 같다.

다만 무지개는 액체인 물방울 속에서 굴절, 반사되어 42도 각도로 우리 눈에 보이는데 반해 달무리는 고체인 얼음 결정 속에서 굴절,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온다.

만일 달 대신 그 자리에 태양이 있으면 해무리가 된다. 태양 빛은 달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이때 나타나는 무지개 빛도 훨씬 더 선명하다. 다만 낮에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의도적으로 하늘을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가 쉽다. 해무리나 달무리 모두 빛의 굴절, 반사에 의한 현상이므로 둥근 고리 안쪽에서부터 빨간색이 시작되어 바깥으로 가면서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으로 변해간다.

필자도 얼마 전 대전에서 테니스를 치면서 하늘에 떠있는 해무리를 만났다. 처음에는 하늘에 해무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테니스 서브를 넣기 위해 하늘을 쳐다보니 갑자기 해무리가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무지개 색이 영롱한 해무리는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해무리나 달무리는 높은 하늘에 얼음 결정을 갖는 구름이 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비가 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예전부터 일기 예측에 활용되었다. 때로는 해무리의 아름다운 무지갯 빛 때문에 길조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만일 해무리 현상이 저녁 무렵 태양의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나타나면 가짜 태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태양을 중심으로 해와 동일한 높이의 둥근 테 근처에 빛의 반사로 인해 가짜 태양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태양의 양쪽에 나타날 수 있기때문에 대기 상태에 따라 태양이 두 개 혹은 세 개로 관찰된다. 보통 태양의 고도가 낮은 극지방에서 잘 관찰 되었으나 이번에는 중국에서 관찰이 되어 뉴스를 장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태양과 가짜 태양을 연결하는 흰색 고리가 동반될 수 있으며 이는 얼음결정 바닥면이 지표면과 평행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로 빛의 반사에 의한 현상이므로 흰색 선으로 보이게 된다.

매일 보는 태양이지만 세 개의 태양은 신비롭다.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현상이 이해가 되지만 그 전에는 본능적인 두려움이 앞선다. 이상하고 신기한 기상 현상을 보고 냉정하게 그 속에 숨은 과학을 살피는 것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이 뜨거워지고 이로 인해 북극의 추위를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더 추워졌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덧 우리 곁으로 봄은 이미 다가 와 있다. 따뜻한 봄을 한껏 맞이하며 마음을 따스히 하자. 그리고 가끔은 하늘을 보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해무리, 달무리를 기대하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