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건설사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시중 은행들이 신용위험평가 기준 강화 및 PF대출금 회수 등 건설업체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계열사로 편입된 남광토건이 2년여만에 워크아웃되고 효성그룹의 진흥기업이 워크아웃을 추진중인데 이어, 최근 LIG그룹의 LIG건설 마저 법정관리 신청을 하는 등 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1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곳 늘었다.
건설업계는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줄도산하면서 시중은행장들은 지난달 28일 월례 간담회에서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시중 은행들은 조만간 대기업 계열 건설사의 대출 심사 기준 및 건설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PF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채권은행들의 정기 신용위험평가도 건설사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이달말까지 기본평가를 마무리해 세부평가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5~6월 이들 업체를 종합 평가해 A~D등급으로 나눌 방침이다.
신용위험평가에서 C, D(법정관리)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건설사들의 대출 만기 연장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신용등급 C등급(워크아웃) 건설업체에 대출 연장시 최소 대출금의 20~30%를, A등급(정상) 건설사에는 5~10% 정도는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추가 구조조정 공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부산발 분양 훈풍으로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지방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째 끊겼던 신규 아파트분양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5~6개 단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은 도청 이전지인 내포신도시와 세종시에서의 신규 분양이 계획돼 있다.
건설업계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압박을 받으면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분양이나 공공공사 수주는 할인이나 최저가 등의 방법으로 버틸 수 있지만, 금융 지원이 끊기면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역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힘든 상황에서 금융기관까지 고삐를 죈다면 이를 버틸 업체는 몇 곳 안될 것이다”라며 우려했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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