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춘재씨가 독거노인을 찾아 식사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
▲ 지난 1963년 부친 방두일(왼쪽)씨가 당시 부용면장에게 쌀을 전달한 후 찍은 기념사진. |
“부친께서 콩 한 쪽이 있을때 나눠먹기가 쉽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콩 한가마가 있으면 나누기 아깝지만 적게 가졌을 때 나눠야 한다는 거죠.”
방춘재(56·서구 둔산동)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3대째 충북 청원 지역에서 '봉사 가족'으로 유명하다. 작고하신 할아버지 방한갑씨는 생전에 갑작스레 시력을 잃어 앞을 보지 못했다. 시각장애로 자신도 불편했을텐데 남을 위한 봉사정신 만큼은 버릴 수 없었다.
환갑이 됐지만 환갑잔치도 하지 않았다. 196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가난으로 밥을 굶는 이웃들이 많았던 만큼 환갑잔치 비용을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할아버지가 환갑잔치 비용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자 아버지도 자연스레 이를 대물림했다.
“우스갯소리지만 우리 집안에서 대대로 환갑잔치를 한 사람이 없네요. 어릴적부터 남을 위해 많은 것을 베푸시는 모습들을 보고 자랐습니다.”
방춘재씨의 부친인 방두일(83)씨 또한 지난 1963년부터 쌀 7가마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부용면사무소에 기증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3대인 방춘재씨의 이웃 사랑은 전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장애인 단체와 독거노인 등 봉사 일손이 필요하다는 연락만 오면 언제나 현장으로 달려간다. 방씨 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 김복순씨와 아들까지 봉사 현장에 동참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식사 도우미도 하고, 청소, 설거지, 때로는 인생 상담까지 봉사 종목과 내용을 가리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대전지체장애인협회가 사무실 이전을 앞두고 비용이 없어 힘들어 하자, 3000여만원 상당의 사무실 집기와 인테리어 등을 지원하는 '통큰 기부'도 했다.
방씨는 “여러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단체인데 일은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작은 도움을 준 것일 뿐”이라고 겸손해한다.
방씨 부인은 봉사왕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대전시샤프론봉사회 총단장을 역임한 그는 자신의 한몸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느곳이고 달려간다.
방씨는 “나중에 여유있을 때 하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삶을 되돌아보면 여유 있다는 마음을 가졌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봉사는 지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그동안 쌓인 나름대로의 봉사관을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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