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트 페어런츠 3 |
사위가 하는 일은 뭐든 못마땅한 장인 잭(로버트 드 니로), 장인에게 잘 보이려고 하면 할수록 더 엉망진창을 만드는 사위 그레그(벤 스틸러). 둘의 대결도 벌써 3라운드다. 그사이 그레그는 결혼 10년 차에 귀여운 쌍둥이를 둔 어엿한 아빠가 됐다. 부족한 게 없을 성 싶은 그가 장인을 만나 다시 티격태격할 일이 뭐가 있을까. 1, 2편 모두 기대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효자 아이템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그냥 묵혀둘 리 없다. 이번엔 집안의 가장 자리를 물려주려는 장인 잭의 이야기가 왁자지껄 펼쳐진다.
‘미츠 페어런츠’ 시리즈의 핵심은 로버트 드 니로와 벤 스틸러의 대결 구도다. 우람한 몸집에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목소리의 장인과 왜소한 몸집에 소심한 사위가 마주서서 양보 없는 눈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부터 권력구도의 활력이 튀어 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사위도 만만치 않다. “지켜보겠어”하고 경고하는 장인에게 “절 지켜보는 아버님을 지켜보겠어요”라고 응수하고 두 손으로 장인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놀라운 건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3편에 이르기까지 거듭 함께 작업하며 웃음을 완성해간다는 점. 더스틴 호프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테리 폴로, 오웬 윌슨이 다시 힘을 보태고 망가짐을 불사한다. 더스틴 호프먼은 남성 갱년기 극복을 위해 플라멩코 춤을 추는 귀엽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부부관계를 주제로 한 토크쇼 진행자 역을 맡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성적 농담으로 웃음보를 건드린다.
포인트는 오웬 윌슨과 벤 스틸러의 최후의 결전. 그레그의 아내 팸을 짝사랑하던 캐빈이 그레그와 팸이 별거에 들어간 사이 드디어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간다. 등 한복판에 팸의 얼굴을 문신으로 새기고 돈을 풀어 잭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으려 드는데, 이 위기를 과연 그레그는 이겨낼 수 있을까.
포복절도할 폭소탄은 없어도 잔잔한 웃음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흐뭇한 감동의 에피소드도 빠뜨리지 않는다. ‘아메리칸 파이’ ‘어바웃 어 보이’의 폴 웨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 받았다. 어쩐지 화장실 개그가 많더라니.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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