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좋은 나라, 훌륭한 나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조영훈]좋은 나라, 훌륭한 나라

[NGO소리]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승인 2011-03-30 14:33
  • 신문게재 2011-03-31 20면
  • 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조영훈 전 CBS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다. 국토도 좁고 부존 자원도 없지만 지진과 해일로 고통을 당하는 일본과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애국가 1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늘 부르는 덕분인지 조물주는 분명히 우리에게 일본보다는 좋은 자연 환경을 주셨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큰 재난도 없으며 맑은 물과 명산이 즐비한 아름다운 나라, 복 받은 나라다.

따져보면 어디 자연환경뿐인가? 분단국가로 출발하여 6·25전쟁을 치렀고 냉전세력들이 대립하는 최전방에 있지만 굳건한 자유경제 체제하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식량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수출 5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조선과 반도체 분야의 세계선두, 자동차산업 세계5위의 경제 강국이 되었다. 그 뿐인가? 스포츠 분야에서도 올림픽,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이고, 주요 구기종목이 세계4강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였다. 훌륭한 개척정신이 사회 각 분야에서 분출되었고, 뛰어난 리더들과 단결된 국민의 힘으로 오늘을 이루었다.

일본은 훌륭한 나라다. 우리나라를 36년간 강점했고,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침략근성을 따져보면 어디 일본이 훌륭한 나라인가? 그러나 최소한 지진과 해일, 방사능 누출의 엄청난 재난 앞에서 침착과 냉정을 지키며 남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빈번하게 당하는 자연재난 앞에서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는 모습도 없고, 혼란을 틈타 훔쳐가는 것도 없고, 질서정연한 차례 지키기, 서로 양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모두가 슬플 때 울면 이웃에게 고통을 주니 울면 안 된다고 울음조차 속으로 삼키는 모습 등은 놀랍다 못해 충격이었고 아니 경건하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메이와쿠' 문화가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고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일본이 이 정도의 높은 시민의식을 갖추게 된 것은 전통문화와 접목한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 교육이 전통문화라는 토양 없이 성공하기 힘들고 문화도 교육에 따른 행동의 변화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일본을 보고 감탄만 할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왜 우리는 그들과 다르게 이기적이고 나와 내 가족이 항상 먼저여야 하는지를 냉정하게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하고,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돈과 출세를 위해 극단의 경쟁만을 강제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도 대수술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원칙과 의리를 지키며 재물을 탐내지 않고 고결한 인품을 추구하는 '선비사상'이 있고, 부모공경과 바른 예절을 가르치는 '효사상'이 있으며, 다양성 속에서 조화를 추구하는 '색동문화'가 있다.

이런 훌륭한 전통문화와 접목하여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의식 교육을 강화하고, 시대에 맞는 가치 기준을 재정립하며, 바른 인성교육을 통하여 시민의식을 한 단계 승화시켜야 한다. 비약적 경제성장에 걸맞은 선진예절,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가치관을 국민 모두가 갖추고, 질서와 사랑이 넘치는 행복의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면 이웃 일본의 불행한 재난 사례에서 우리는 최상의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뭉치면 이루어내는 저력이 있다. 하면 된다. 비록 큰 아픔이 있더라도 자성과 변화의 쓰나미가 우리의 가슴과 머리에 몰아쳐야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좋은 나라이면서 가장 훌륭한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