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늘 '갑'의 위치에서 권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상식을 깬 별난(?) 부서가 있다. 바로 대전시청 경제산업국 국제통상투자과다.
기자가 국제통상투자과를 처음 찾았을 때 느낌은 직원들이 하나같이 공무원이라기 보다는 세일즈맨에 가까웠다. 그만큼 업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다.
국제통상투자과는 외국인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비롯해 해외의 자매도시나 우호도시와의 교류협력, 대전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와주는 통상업무와 수도권기업 유치, 관내 기업의 신·증설 지원과 해외자본이나 기업유치를 통해 대전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핵심부서다.
그중에서도 기업유치·투자유치계 직원들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최근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의 대전 확장·이전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해 500억원 규모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중원정밀, 웅진에너지 제3공장 등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대기업인 (주)신세계로부터 4500억원의 투자와 약 2만여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되는 대전유니온스퀘어의 관저지구 입점을 확정시켰다. 바로 이들이 이뤄낸 성과물이다.
특히 지난해 동안 202개의 기업 및 콜센터를 유치해 약 859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약 3억6000만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와 9600억원 상당의 외국인 투자유치도 이끌어 냈다.
4년 동안 외자유치를 담당해 온 남시덕 주무관은 “하나의 기업이 대전으로 오기까지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천 송도에 입지하려던 미국계 신약바이오 기업인 '라이오팁(주)R&D센터'를 끈질긴 설득과 맞춤형 제안으로 대전으로 유치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부서를 이끌고 있는 이창구 서기관의 명함에선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성씨를 한글 '이'가 아닌 한자 '李'를 써 '李창구'라고 새겨져 있다.
이창구 과장은 “대전시와 국제교류나 통상, 기업유치, 투자유치를 할 경우에 '이 창구'로 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로 '李창구'라고 하게 됐다”며 “내 명함을 본 사람들이 명함에 업무의 열정이 녹아있다고 생각해 상대방을 감동시키는데 도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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