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된 15개국 언어 영재 재형이를 키운 아빠 김정호씨는 영재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 영재를 만든 책 배달부 |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외국어로 된 원서를 술술 읽기 시작했고, 전문가는 아이가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사용하는 흔치 않은 '영재 중의 영재'라고 평가했다. 17개월에 처음 한글을 깨친 아이는 7살에 독학으로 무려 15개국 언어를 깨쳤다.
언어 영재 재형이를 키우는 아빠 김정호 씨는 대학 근처도 가보지 못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중학교를 마친 후 사회에 진출했고, 이후 어렵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아이의 능력에 맞게 사교육을 시켜야 했지만 건설 현장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며 여섯 식구를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는 그럴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남들은 아이가 영재라서 좋겠다고 했지만, 취학 전부터 영어로 일기를 쓰고 생일 선물로 '기하학 원론' 13권짜리 세트를 사달라고 하는 아이를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당혹스럽기만 하다.
영재라도 10년이라는 기간동안 충분히 잠재 능력을 키워주지 않으면 결국 평범한 아이로 돌아간다는 전문가의 조언은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가난한 아빠는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더 나은 공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동네 서점으로 아이를 데려가 서점 마감시간까지 책을 읽게 했고 아이가 더 읽고 싶어 하는 책은 온종일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찾아 주었다. 아이가 책을 통해 유난히 흥미를 보이는 주제가 있으면 관련 주제를 다루는 무료 강연장을 찾아 나섰고, 아이의 일기장에 그날 읽고 배운 걸 쓰게 했다.
이 책에는 한 명의 영재가 만들어지기까지 한 아버지가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 있다. 그것은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 땅의 수많은 부모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감동적인 교육 분투기는 더 가르치고 싶지만, 마음껏 해줄 수 없어 안타까운 이 시대 학부모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어 준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아이가 재형이와 같은 언어 영재는 아닌 만큼 내 아이에게 재형이가 되어줄 것을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계룡문고가 저자와의 만남을 오는 4월 4일 오후 7시 마련했다. 김영사/지은이 김정호/244쪽/1만20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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