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 시즌 우승을 비롯해 7년 연속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역대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단골손님이었던 현대캐피탈은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 지난 2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V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독이 잔뜩 오른 현대에 1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2세트를 만회하며 현대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더니 결국 3세트와 4세트를 연이어 따내는 저력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삼성 승리의 원동력은 홀로 42득점한 가빈의 활약에도 있었지만, 위기 때마다 발휘되는 선수들의 집중력과 이기겠다는 의지에 있었다.
실제로 이날 삼성의 선수들은 시종 끌려 다니던 세트를 막판 순간 추격으로 잡아내는가 하면, 평소에는 나오지 않던 파인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여 홈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여러 기록도 세웠다.
삼성은 이날 서브성공 5개로 팀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서브성공 100개를 기록하는 첫 팀이 됐고, 17후위득점으로 팀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후위득점 500점에도 가장 먼저 도달한 팀이 됐다.
삼성의 주포 가빈도 이날 후위득점 17점을 포함해 혼자 42득점을 기록,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500득점과 200후위득점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너무나도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초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현대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마주친 라이벌 삼성화재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올 시즌 해외파 국가대표 문성민과 세계적 거포인 소토, 그리고 삼성화재에서 데려온 컴퓨터세터 최태웅 등 그야말로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현대캐피탈이었기에 챔프 좌절은 더 아팠다.
문성민은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 노릇을 하지 못했고, 기복이 심했던 소토 역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문성민은 26일 3차전 승부가 갈리자 코트에 엎드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게도 이기고 싶던 삼성화재를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화재는 다음달 3일 오후2시 인천공항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인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갖는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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