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상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
충청도에 있는 금강(錦江)도 예외는 아니다.
금강의 맑은 물은 오염되었고, 가뭄 때는 강바닥이 드러날 정도가 되고, 홍수가 나면 물이 역류하여 침수피해가 극심하였다.
특히, 갈수기에는 물이 적어 악취가 날 정도로 오염이 심해 접근조차 하기 싫을 정도였고, 부여 낙화암 앞은 유람선이 다니지 못할 만큼 수심도 얕아졌다.
수변공간도 홍수와 수질오염 등으로 우리 일상생활과는 단절된 폐쇄적 공간이 되어 왔다. 생태, 문화, 역사적으로 잠재가치가 큰 수변공간의 이용이 유보되거나 소홀하게 다뤄져 왔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비단강으로 일컬어지던 충청의 젖줄 금강이 반세기 만에 각종 오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하수구로 전락한 것이다. 망가진 금강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살려내야 한다. 2009년 시작된 금강살리기 사업은 바로 금강을 환경, 생태, 역사, 문화, 지역경제가 살아 숨 쉬는 강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물문제 해결과 생명회복, 지역발전을 위한 1석7조 사업이다.
우선 하도정비(준설)와 농업용저수지 증고, 노후제방 보강으로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공주, 부여, 연기 등 금강유역 3개소에 건설되는 친환경 다기능보는 물 부족과 가뭄에 대비한다. 또 건강한 금강을 만들기 위한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지천살리기, 금수강촌 만들기, 문화가 흐르는 4대강, 녹색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연계사업으로 강 중심의 지역발전도 도모한다.
금강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친근한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도 진행된다.
하천부지 내 농경지, 비닐하우스, 축사, 쓰레기 등을 정리하여 주민들이 휴식 및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수변 복합공간으로 창조된다.
금강을 물길 따라 종주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비롯해 물놀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수변 레포츠 공간 조성, 체험학습이 가능한 생태학습 공간 및 옛 나루터 복원 등도 이뤄진다. 자연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금강8경' 조성은 금강살리기 사업이 주민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경관적, 문화적,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수변경관이 조성된다.
서천과 전북 군산의 철새도래지(1경), 영화 촬영지이자 갈대밭 체험으로 유명한 신성리갈대밭(2경), 이벤트 공간과 녹지벨트가 조성되는 옛 강경포구(3경), 백제유적을 활용한 축제공간인 부여 구드래(4경) 등은 지역명소로 손색이 없다.
또 나루터 복원으로 역사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왕진나루(5경), 백제유적과 함께 전통적 금강 모습을 재현하는 곰나루(6경), 수변공간과 세종시의 조화(7경),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연출하는 합강정(8경) 등도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국민이 직접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하여 내 고장 강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는 '희망의 숲' 조성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4월 나무심기 적기를 맞아 개인(가족), 단체, 기업 등이 직접 참여하는 강변 나무심기 행사가 지자체별로 금강변 곳곳에서 열리는 만큼,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개인, 가족, 단체의 이름으로 금강에 생명과 희망을 심어주는 행사다. 비록 자연의 모습 그대로 자연 스스로의 힘에 의한 복원은 아니지만 산업화, 도시화 등의 결과로 사라져 버린 수변공간을 다시 사람의 힘으로 복원하는 첫 걸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온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500만 충청인의 젖줄 금강이 맑고 깨끗한 강, 아름답고 풍요로운 강, 유익하고 고마운 강으로 다시 태어날 날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다시 태어날 금강의 약속된 내일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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