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권의 새로운 강자(强者)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구조개편에 관한 농협법 개정안이 이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농협은 2012년 3월 2일부터 중앙회와 경제지주회사, 금융지주회사 3개의 독립법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특히, 보험업계는 농협의 보험업계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주에는 2012년부터 보험시장에 뛰어드는 농협보험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태동에서 다크호스로 등극=농협은 1961년 창립이래 금융사업과 유통사업 등 종합적인 사업을 펼치는 협동조합이다. 창립 때부터 50년 가까이 보험사업을 하고 있으며,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한 국내 방카슈랑스의 원조(元祖)라 할 수 있다.
농협보험은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협동정신에 입각한 협동조합 보험이다. 농업인 조합원 또는 일반 계약자를 대상으로 영리목적의 민영보험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사업은 1961년 종합농협의 탄생과 함께 화재보험을 취급하면서 시작했고, 1965년에는 생명보험 사업을, 1977년에는 체신부의 국민생명보험을 인수하면서 국민보험으로 성장했다.
농협의 공제사업은 보험업법이 제정되기 이전인 1961년부터 수행해온 사업이다. 조합과 중앙회는 공제라는 이름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보험사의 보험대리점과 같은 방식의 보험사업을 수행해오면서 저렴한 보험료로 농촌과 농업인 보험의 대부분을 전담해왔다.
특히, 2001년에는 농작물 재해보험 사업을 시작하면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농업정책보험 등을 3대 축으로 하는 종합보험 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2010년에는 총 자산 33조원을 돌파해 총 자산 기준 국내 생명보험업계 4위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금융권 초미관심=농협법 개정에 따라, 2012년 3월 2일부터 신설되는 농협금융지주회사가 금융의 3대 축인 은행과 증권, 보험업의 영위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가 농협공제의 보험사 전환이다. 개정안에 따라 농협이 수행해오던 공제사업이 농협금융지주회사 산하의 생명 및 손해보험 자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농협공제의 보험사 전환은 농업인을 비롯한 일반 보험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농협은 예상하고 있다. 시장 공급자가 늘어난 것, 자체만으로도 보험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사들은 1158곳에 달하는 농협은행 지점을 새로운 판매채널로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치열한 금융업종 경쟁에서 보험업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들 역시 농협보험 상품 취급기회의 확대로 소득이 늘어나고, 향후 농협보험사의 직영 대리점 신설 등에 따라 신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농협보험 탄생에 주목한다. 기존에 판매가 제한됐던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의 판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기존 '빅3'는 농협보험의 진입을 경계하는 눈치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농협 채널을 통해 자사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가 가능해 반기고 있다.
신충식 농협 충남지역본부장은 “어려운 농업인에게 힘이 되고, 일반 보험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기존의 농협 공제사업 특수성을 반영한 농협보험사가 설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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