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북부소방서에 근무하는 조현국 소방교가 논산시 은진면 교촌리에 위치한 작은자의 집에서 정신지체장애인들의 발을 씻겨주고있다./논산=손인중 기자 dlswnd98@ |
“사랑을 전하려 봉사하는 것인데 오히려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24일 오전 논산에 있는 지체장애인 복지시설인 '작은자의 집'.
주황색 제복을 입은 소방관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띈다.
북부소방서 구조대 조현국(32) 소방교는 세숫대야 앞에서 바지를 걷은 장애인 발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혹여나 장애인이 불편해할까 그는 마치 자신의 발을 닦는 듯 정성을 들였다.
복지관 원생 사이에서 군기를 잡는다고 해서 '왕초'라는 별명을 가진 오복쇠(56)씨는 “소방관이 찾아와서 깨끗이 씻어주니 너무 상쾌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조 소방교는 이어 옆에 있는 장애인의 손을 꼭 붙잡으면서 “그동안 잘 지내셨죠?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라며 살갑게 장애인들과 정을 나눴다.
조 소방교는 지체장애인 43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 복지관을 한 달에 한 번씩 찾고 있다. 휴일이나 비번 일을 골라 목욕봉사는 물론 식사 도우미, 복지관 대청소, 말벗 돼 주기 등 사랑을 전하고 있다.
2009년 말부터 교회 봉사단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벌써 1년을 훌쩍 넘겼다.
조 소방교는 “처음에는 장애인을 접하는 데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정을 그리워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어떤 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지관에 찾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소방교 덕분에 복지관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작은자의 집' 전석수(45·여) 집사는 “복지관 일손이 달리는 데 정기적으로 복지관을 찾아 굳은 일을 도맡아 하니 너무 고맙다”고 감사표시를 했다.
지난 2005년 임용된 조 소방교는 그동안 진압, 구급, 구조 등 다방면의 업무를 무난히 소화하면서 동료의 신임을 얻고 있다.
오는 5월 동갑내기 신미진씨와 백년가약을 앞두고 있는 데 결혼 후에도 신씨와 함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 소방교는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남을 생각하게 되고 내 안에서 사랑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며 “사랑을 전하려고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오히려 내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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