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연구 대표대학 필요한 때
▲ 강병호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 |
미국 타임지 기자가 몇 년 전 몽골 고비사막을 취재하다 모래밭에 차가 빠졌다. 그는 근처 천막집 게르를 찾아가 자동차 빼내는 걸 도와 달라고 부탁했으나 집주인은 “TV로 '대장금'을 보고 있으니 끝나면 나가겠다”고 했다.
아랍 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협상 중 UAE 공주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주인공 현빈의 열렬한 팬이라고 공식적으로 사인을 요청하였다. '한류 드라마'가 47조원 원전 수출의 숨은 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의 생산유발 효과는 4조9336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조7139억원에 이르는 등 경제 파급효과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몇몇 한류 스타들이 이끌던 한류열풍은 일부 학계에서 주장하듯 쇠퇴하는 것이 아니고 이집트, 이란 등 중근동 지방 및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고 장르도 드라마, 영상에서 K-POP (아이돌 중심의 한국가요), 한식(韓食)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대전과 중부권은 삼국시대, 백제의 일본과의 교류, 당진을 중심으로 한 중국과 활발한 교역과 같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전국적 접근 용이성, 행정복합도시 세종시 건설, 한류 'HD드라마타운' 유치를 통해 신 한류 중심도시로서 여건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 덴마크의 '인어공주' 동상이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는 힘은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고 대전도 'HD드라마타운'을 통한 스토리텔링의 진원지가 되는 환경이 곧 갖추어 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대한 신 한류의 물결을 지역에 구체화 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현실적으로 대전에서 우리와 생활을 같이하는 아시아 유학생, 다문화 가정, 외국인 근로자들부터 챙겨야 한다.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미 작년 8만3000명에 육박하고 그 중 중국 학생은 70%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 지역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55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친 한류, 친 대전의 포털(Portal)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대전 문화산업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온라인상에서 자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대전)문화 커뮤니티를 지원하여 본국의 가족, 친구, 친척들에게 대전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입소문이 이들을 통해 아시아에 확산되어야 한다.
둘째, 주로 일본, 중국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백제문화단지, 유성온천, 엑스포 과학공원, 'HD드라마타운'을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는 KTX 관광코스를 개발하여야 한다. 특히 일본의 규슈(九州)지역은 백재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가진 주민들이 많아 이를 적극적으로 관광 상품화해야 하며 중국은 최근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연 12%이상 급성장함으로써 제작 분야에서 'HD드라마타운'을 중심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대단히 많다.
셋째,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폰 앱을 통해 지역 문화상품과 한류명소정보가 모바일을 통해 제공하며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이는 현재 정부에서 개발하고 있는 '한류포털'과 연계되어야 한다.
한류라는 단어가 인구에 회자된지 벌써 10여년이 흐른다. 하지만 한류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국가적 전략을 제시하는 대표 대학이 없다는 것은 대단히 아쉬운 점이다. 대전 소재 대학이 한류 교육-연구기관을 선도적으로 개설한다면 한류하면 대전을 연상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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