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부가 소형가구 활성화와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도시형생활주택 도입 취지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화 차원에서 2009년 12월 도시형생활주택 주차장 설치기준을 원룸형 주택은 전용면적 60㎡당 1대, 준주거 및 상업지역 120㎡당 1대로 완화했다. 대전의 각 구청도 그동안 이를 기준으로 인허가를 진행했다.
하지만, 대전시가 지난 14일 '조례에 의한 세대당 1대의 주차기준을 적용하라'는 공문을 구청에 보내면서 혼란은 시작됐다. 도시형생활주택 정책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대전시가 상반된 시각을 보이면서 지역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제각각 =도시형 생활주택은 150세대 미만의 국민주택 규모에 해당하는 주택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택이다.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의 활성화를 위해 주차장 기준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자들의 건설을 촉진하고 있다.
각 구청도 그동안 전용 60㎡당 1대, 준주거 및 상업지역 120㎡당 1대의 완화된 주차 기준으로 인허가했다. 이로 인해, 대전에선 그동안 36개소 2618호의 도시형생활주택이 완화된 주차장 설치 기준을 적용받았다. 자치구별로는 서구는 8개소(819세대), 유성구 15개소(1181세대), 중구 2개소(246세대), 동구 11개소(372세대)가 인허가됐다.
또 국토해양부의 '도시형생활주택 상담업무 매뉴얼'도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 60㎡ 당 1대,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은 120㎡ 당 1대를 확보토록 되어 있다.
그러나, 대전시가 뒤늦게 14일 5개구청에 '도시형생활주택 주차대수 산정방법 알림' 문서를 발송, 대전의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세대당 1대로 확보토록 주차장 설치 기준을 강화토록 했다. 시 주차장 조례에 도시형생활주택의 별도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를 일반공동주택으로 봐야 한다는 게 대전시의 입장이다.
▲대전시 도시형생활주택 스톱 =지역 건설업계는 “대전시의 이같은 기준이 앞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짓지 말라는 규정과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원룸형 주택을 추진하면서 세대당 1대의 주차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공사비 증가 등으로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각 구청에서 최근까지 완화된 주차장기준으로 인허가가 나갔음에도 돌연 주차장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기준이 바뀌면 유예기간이 필요한데, 유예하는 기간도 없이 하루아침에 기준을 강화한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인허가 사례도 완화된 주차장 기준을 적용했다”며 “세대당 1대의 주차장 확보는 사업을 그만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완화기준으로 수십억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을 준비한 업체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건축사업계 관계자도 “서울, 아산 등은 주차장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부산, 광주 등 타 광역시도 도시형생활주택 법취지에 따라서 완화된 주차기준으로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완화된 주택법과 주차장법이 상충된다. 인허가 시는 주택법, 주차장법 둘 다 적용해야 한다”며 “그동안 구청에서 인허가를 잘못 진행했으므로 시의 주차장설치기준을 적용할 것을 각 구청에 공문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5일 국토해양부에서 주차장 문제로 지자체 주택, 주차 담당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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