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과 인성. 교육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어느 하나만 고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교육자들은 하나같이 학력과 인성문제에 대해 따로 생각지 않는다.
언제나 한 울타리내에서 학력과 인성은 한 축이라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런 경우를 한 번 생각해보자. 인성이라곤 제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저 밑바닥인데 공부만 잘한다고 하면 사회에서 과연 어떤 대우를 받을까. 학교다닐 때 공부는 시원찮았는데 사람됨됨이가 정말 훌륭하다면 어떨까. 아마도 모든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바른품성에 더 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은 올해 충남교육방향을 설명하면서 학력못지 않게 바른품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칭찬과 질서, 공경, 봉사, 나라사랑 등 이른바 바른품성 5운동이 교육현장에서 뿌리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충남교육청과 함께 학교문화의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바른품성 5운동을 올 한해 연중캠페인으로 일선 교육현장을 찾아 집중조명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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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인성교육이 늘 그렇듯 말이 아니고 행동이 중요한만큼 실천력에서 이 보다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싶다. 더욱이 남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를 계발하고 다짐하는 것이기에 인성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제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실천의지가 부족하다면 그 효과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치원여자중학교(교장 조재영)는 바른품성 5운동과 관련한 교육활동을 학생들의 의지를 일깨우며 바른 인성이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학교여건을 고려한 바른품성 5운동은 단순히 일과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각 덕목별로 심어주고 있는 것을 사례별로 살펴본다.
▲칭찬 나누기=조치원여중의 칭찬하기는 30여개의 실천항목을 중심으로 매월, 분기별로 활동내용을 기록하면서 칭찬받는 학생으로 거듭난다. 칭찬은 교과활동속에서도 이뤄지는데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과제 및 발표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칭찬스티커를 주어 자긍심과 자아존중감을 심어준다.
이와 함께 칭찬은 칭찬에 그치지 않고 학교장의 격려와 더불어 문화상품권을 수여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바른 인성과 학력을 기준으로 분기별 심사를 통해 학년별로 2학급씩 품성ㆍ학력우수학급표창과 함께 문화상품권과 형광펜, 초콜릿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학교장 개인 사비 및 학교예산으로 구입해 상품을 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질서의식 나누기=예절실천 봉사단인 스카우트와 학생부를 중심으로 교통질서 캠페인을 전개하며 질서지키기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있다. 등교시간 전 40분간 실시하는 교통질서캠페인을 통해 등굣길 무단횡단과 신호위반을 일삼는 학생에게 질서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질서의식 캠페인은 학생들에게 질서는 편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한편 다시 한 번 등굣길 옷맵시를 가다듬게 한다.
▲공경심 나누기=지난 2009년부터 학교급식실에서 배식 후 남은 음식을 학교 주변의 불우한 노인들과 나누면서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키운다.
예절실천봉사단 학생들이 조를 짜서 매주 1~2회씩 독거노인과 노숙자한테 음식을 배달하며 훈훈한 나눔의 정을 몸에 익힌다. 학생들의 이러한 기부손길은 지역사회의 동참을 이끌어내 학교인근의 현대약품 직원들은 2년째 라면과 고구마를 기증해오고 있다. 또한 한 학생은 집에서 쌀이 남는다며 부모님께 말씀드려 매월 20㎏의 쌀을 불우한 학우에게 전달하는 등 훈훈한 정을 새긴다.
이런 훈훈함은 다소 폭력적인 성향의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동화시키는 등 선후배, 동급생들 사이를 친화적인 분위기로 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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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실천봉사단이 사회복지시설 노인들의 어께를 안마하고 있다. |
처음에는 30명씩 신학기에 월별 희망자를 받아 실시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봉사활동 동아리가 주축이 돼 학생스스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 참여에는 인솔교사와 학부모지도봉사단 어머니가 매회 2~3명씩 동행해 봉사의 의미를 되새긴다.
학생들은 치매센터를 찾아 위문품 전달과 사물놀이 공연, 하모니카 연주, 어린이 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치매센터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로하는 등 학창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배운다.
▲나라사랑하기=조치원여중의 나라사랑하기 덕목은 국기달기와 독도사랑, 그리고 이웃사랑ㆍ지구사랑으로 학생들에게 나라사랑을 설명하고 있다. 이중 국기달기는 3·1절과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ㆍ한글날 등에 맞춰 시내 가두캠페인을 전개하고 태극기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면서 나라사랑의 참뜻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독도사랑은 독도가 우리 땅임과 일본이 독도를 탐내는 이유, 독도의 자연환경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면서 올바른 역사의식 고취는 물론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밖에 이웃사랑ㆍ지구사랑은 매월 홀수 토요일방과후 하굣길에 열리는 데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재활용 물품을 가져오고, 가져가서, 모두에게, 도와주자는 이른바 '가가모도' 행사를 전개한다.
가가모도 행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한다.
/이승규 기자 esk@
조치원여중은?
지난 1927년 3월 개교한 조치원여중은 올해로 제 61회 졸업생을 배출,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명문여학교다. '깨고 접고 펴고 날아서 우주로 향하자'는 교육지표는 지난해 조치원여고 수석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학력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바른품성 5운동 충남 우수교, 동아리부분 최우수교, 바른품성 5운동 문화백일장 운문부 대상ㆍ산문부 금상 수상을 비롯한 다양한 수상실적으로 공교육의 위상을 더 높이고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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