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대재앙을 막기 위한 물 투입과 전력 복구라는 두 방향의 비상조치가 휴일인 20일에도 계속됐다. 이에 일부 호전된 상황도 있다.
먼저 비상용 발전기가 작동해 냉각 기능이 회복된 5호기 6호기는 핵 연료봉 보관 수조의 온도가 뚜렷하게 하락했다. 이날 오전 7시 5호기가 37.1도, 6호기가 41도로 거의 정상 온도를 되찾았다. 3호기에 대해서는 소방차를 동원해 이날 새벽까지 13시간 동안 핵 연료봉 보관 수조를 향해 2000 t의 바닷물을 퍼부었다. 4호기도 이날 오전 80t의 물을 투입했다.
이런 비상 조치의 효과로 원전 부지 내 방사선 양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호기에서 서북쪽으로 5㎞ 떨어진 지역에서 전일 오후 2시 방사선량은 3443 마이크로 시버트였지만 이날 오전 11시 2579 마이크로 시버트로 하락했다.
특히 동경 전력은 1호기와 2호기에 대해서도 전기 설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를 확인한 뒤 전기를 넣을 계획이다. 이는 원자로 건물이 파손되지 않아 외부로부터 수조에 물을 넣기 어려운 2호기에 우선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의 온도와 압력, 방사선량 등을 측정하는 장치, 중앙 제어실의 조명, 원자로의 냉각기능, 수조의 냉각 기능 등의 순서로 복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냉각 기능이 회복되면 원전 대재앙을 막기 위한 커다란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일부 성과가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3호기의 경우 이날 원자로의 압력이 다시 상승해 방사선 물질이 포함된 증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작업이 검토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압력이 안정돼 일본 정부는 당분간 증기 배출 작업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 방문을 마친 뒤 “원전 상황이 호전됐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 지역 우유와 시금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자 일부 농산물 출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시금치 등 잎사귀 채소에 대해서는 이바라키현과 후쿠시마현 두 곳에서, 우유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현에서 각각 안전성 조사를 벌이고 각 검사 구역과 대상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