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한파와 냉해, 구제역 등으로 인한 식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유류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면서 덜 모으고, 덜 놀고, 덜 입는 등 생활 패턴도 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등 국내 5대 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소비 동향과 전망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지출이 감소한 부문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응답자의 52.9%가 '저축'을 꼽았으며, '여행'(44.3%), '의복구입'(30.5%), '외식'(29.8%) 등이 뒤를 이었다.
더욱이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산 생선을 비롯해 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어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가격 인상 러시=휘발유 값, 개인서비스 요금, 각종 식자재까지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가격이 전국 최고치를 육박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국내 수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는 생태의 경우 롯데마트는 한마리(550g) 가격을 3980원에서 4580원으로 15% 올렸으며, GS수퍼도 3980원에서 698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지난 겨울내내 불어 닥치던 이상한파와 냉해 등으로 달래, 쑥, 돌나물 등의 봄나물 가격도 급등했다.
홈플러스는 냉이(100g)의 가격이 1980원으로 지난해 1580원보다 25.3% 올랐으며, 달래(100g) 역시 2280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원 올랐다.
청도미나리(100g)도 798원에서 980원으로 200원이 올랐다.
이마트에서도 쑥(150g)이 지난해보다 44.3% 오른 3580원이 올랐다.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주 식사 메뉴인 자장면과 짬뽕, 된장찌개 등도 일제히 올랐다.
2월 평균 자장면은 3800원, 짬뽕 4233원, 설렁탕 5633원, 된장찌개 4900원으로 전달보다 50~100원이 각각 올랐다.
이들 메뉴는 지난달에도 평균 50원에서 100원씩 오른 바 있어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몇달새 음식값이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덜쓰고, 덜 입고, 덜 놀고… 생활 패턴 바뀌어=연일 고공행진하는 물가로 서민들의 생활패턴까지 바꿨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자가용 대신 대중 교통을 속속 이용하고 있으며, '카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식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밥 대신 라면을 먹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의 2월 매출결과 컵라면과 봉지라면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36.8%, 46.8% 상승했다. 대학 주변 GS25의 삼각김밥은 99.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싼 점심값을 아끼려고 밥대신 라면이나 도시락을 먹는 직장인과 대학생이 늘어난 탓이다.
▲고공 물가에 유통 업계 '할인, 할인'=계속된 물가 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유통 업계가 할인 품목을 내세우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다음달 28일까지 55일간 피자 5종의 피자가격을 5000원 할인해 주는 '오!메이징 페스티벌'을 진행중이다. 피자 5종은 포테이토 피자, 슈퍼슈프림 피자, 슈퍼디럭스 피자, 베이컨체다치즈 피자, 불고기 피자다.
T.G.I 프라이데이스는 매달 셋째 주 금요일마다 '잭다니엘 글레이즈드 립'을 반값에 판매하고, 던킨도너츠는 매월 10일을 '던킨데이'로 지정해 커피와 도넛 세트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로티보이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0시 10분까지 매 시간 10분마다 매장을 방문하는 선착순 10명(총 130명)에게 로티보이 콤보 무료 교환권을 제공하는 '콤보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파리바게뜨는 매달 13일을 '브레드 데이'로 정하고 해피포인트카드 회원에게 식빵 제품을 20% 할인해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주 다양한 상품군을 개발해 할인 행사를 진행중”이라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지진 등 대외적 요인까지 겹쳐 물가의 고공행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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