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에 '요오드 사재기'

방사능 공포에 '요오드 사재기'

지역 약국에도 구입문의 쇄도… 약사협 “무분별한 복용은 독” 성명

  • 승인 2011-03-17 18:07
  • 신문게재 2011-03-18 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장면 1=직장인 정모(34)씨는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는 일본 원전 폭발 사고를 보고 걱정스런 마음에 동네 약국을 찾아다니며 치료약인 요오드화칼륨 구입을 문의했다.

여러곳의 약국을 찾아다녔지만, 요오드화칼륨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정씨는 “만약을 대비해 상비약으로 요오드화칼륨 약을 구입하고 싶지만 구할방법도 정보도 없다”고 말한다.

#장면 2=대전 둔산의 A약국에는 여러차례 요오드화칼륨 약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왔다. 인터넷에서 요오드화 칼륨에 대한 정보를 접한 시민들이 구입 문의를 하고 있는 것.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미국, 일본 등 일반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는 해외거주 지인들을 통해 요오드화칼륨 약품을 구입하는 등 사재기 분위기도 일고 있다.

일본 원전 폭발로 방사능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지역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치료제 구하기에 나서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원전 폭발로 방출된 방사성 물질가운데 세슘과 방사성요오드는 인체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친다. 이 방사성 요오드는 인체 피폭 이후 24시간 전에 안정화 요오드(요오드화칼륨)를 섭취하면 갑상선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같은 정보가 알려지면서 일본과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위험지역 주민들의 요오드화칼륨 사재기가 일고 있고, 뉴스를 접한 국내는 물론 지역에서 조차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역의 약국들에 따르면 요오드 제제 구입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약품 구매가 불가능하자 걱정스러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잇따랐다.

상황이 이렇자 대한약사협회는 '고함량 요오드 복용은 도리어 독(害)'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요오드 구매 문의 급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에 따르면 “피폭시 요오드 복용량은 통상 복용량을 수 백배 이상 상회하는 과량을 복용해야 하므로 오히려 갑상선 기능이상, 알레르기 반응 등이 나타날 우려가 있고, 또한 노출된 방사능물질이 요오드가 아닌 경우에는 복용의 의미가 없다”라며 “현재 대한민국 영토까지 방사선 물질이 침투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므로 현재 요오드를 고함량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인체에 위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피폭과 관련하여 막연한 불안감으로 요오드 제제를 구매하는 것은 필요가 없다”며 “혹시라도 방사능에 노출이 걱정된다면, 요오드 제품 대신 요오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인 다시마, 미역, 김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요오드제제는 국내에서는 일반 약국에서 일반인이 직접 구매가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비축해 놓고 전국적으로 21개 거점 병원 등에 130만정을 보관중에 있다.

지역에서는 충남대병원과 충북대 병원 등이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근지역 주민들이 복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원자력 의학원 관계자는 “안정화 요오드는 방사능 피폭 직후 복용을 하는 약이며, 평상시에 필요한 약이 아니다”라며 “만일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배포될 수 있으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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