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창 천주교 대전교구 가톨릭농수산물지원센터소장
“나누며 사는 일이 숙명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남아서 버려야 하는 식품을 소외계층의 식량으로 탈바꿈해 전달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 윤여창(48) 천주교 대전교구 가톨릭농수산물지원센터 소장의 얘기다.
▲ 윤여창 천주교 대전교구 가톨릭농수산물지원센터 소장은 유통업에 종사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푸드마켓 무료음식 전령사로서 지역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건네고 있다./김상구 기자 |
그러나 창조적인 일에 대한 열망을 잠재우지 못해 지난 2000년 축산물 유통사업을 벌였지만 이내 문을 닫게 됐다.
유통업에 대해 눈을 뜬 윤씨는 평소 사회환원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천주교 대전교구와의 인연으로 푸드마켓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푸드마켓은 농축산물 등을 취급하는 업체에서 남은 식자재를 무상으로 받아 식품으로 전환, 소외계층에게 전달해주는 사업이다.
현재 푸드마켓은 1500세대에 달하는 지역 소외계층과 40개 시설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달에 5000만원 이상을 후원받고 있다.
유통업에 종사했던 경험을 살린 윤 소장은 푸드마켓에서 일을 하는 게 숙명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무료식품 전령사로도 통하는 윤 소장은 지역에서도 마당발이라는 칭송을 듣기도 한다. 그동안 자신만의 철학으로 쌓아온 인맥을 통해 후원을 받아가면서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음식으로 밝히는 일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는 그였다.
이같은 인맥의 효과는 김장 나누기에서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설립 첫해인 2007년 농산물을 후원받은 뒤 김장을 담가 소외계층에 나눠 준 규모는 1004포기에 그쳤다.
하지만 2008년 3000포기, 2009년 4500포기, 2010년 6000포기, 올해 1만포기로 늘리기도 했다.
윤여창 소장은 “오정시장과 노은시장 등 지역 공영시장에서 내놓는 잉여 농산물이 연 30억여원에 달한다”며 “이같은 농산물을 폐기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일이기 때문에 이를 모아 지역의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보통 주는 것과 나누는 것을 혼동하는 데 주는 것은 일방인데 반해 나눔은 쌍방 작용”이라며 “나눔을 통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기쁨을 느낄 뿐만 아니라 나누는 가운데 또다른 나눔이 확산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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