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밤, 농장 하늘에 초승달이 떠 있다. 건초더미 아래로 살짝, 잠든 엄마 돼지와 아기 돼지들이 보인다. 바로 이 그림책의 주인공들이다.
▲꿀 |
작가 아서 가이서트의 아기 돼지들은 항상 꿍꿍이가 있다. 문가를 열심히 궁리하고 또 뭔가를 열심히 의논하는 데 설명하는 친절한 글은 그 어디에도 없다. 궁금하다면 그림으로 유추하고 소리를 들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림책에 나오는 글자는 “꿀꿀”을 변주한 글자들뿐이지만, 그 소리말 글자들이 커지고 작아지고, 있고 없고 하는 것을 보며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아기 돼지들은 필요한 부분에서만 의인화돼 있다. 대부분 그림에서 아기 돼지들은 실제 아기 돼지들 같다. 섬세한 흑백 판화(에칭)에 연분홍빛 색을 입은 아기 돼지들이 살아 움직인다.
아기 돼지들의 모습이 마치 사진기로 연속 촬영이라도 한 듯, 사각 틀에 담겨서 순서에 맞게 배열돼 있다. 사계절/지은이ㆍ그린이 아서 가이서트/32쪽/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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