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된 것으로 관측되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던 원전 5, 6호기도 온도가 상승하는 등 이상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전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대피지역을 원전 반경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이날 새벽 6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2호기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4호기도 수소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전일 3호기가 수소 폭발로 건물 지붕과 외벽이 날아간 데 이어 세 번째, 네 번째 연쇄 폭발이다.
이번에는 더 심각하다. 2호기의 경우 격납 용기의 압력을 조정하는 서프레션 풀이라 불리는 설비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격납용기는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2호기 격납용기가 손상돼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된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폭발 직후만 해도 제1원전 부지 주변에서 방사선 수치가 시간 당 965 마이크로 시베르트(Sv)에 그쳤으나 8시 30분 측정 결과 8217 마이크로 시베르트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일반인이 한 해 동안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는 한도의 8배 정도 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대피지역을 원전 반경 20㎞에서 30㎞로 확대시켰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제1원전에서 20~30㎞ 주민들도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대기하라”고 밝혔다. 도쿄전력(TEPCO)은 핵 연료의 거의 전부가 녹는 '노심용융'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연료의 손상이 있다”며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호기는 전일 냉각장치 고장으로 바닷물을 주입했지만 펌프가 가동되지 않아 연료봉이 간헐적으로 완전 노출돼 폭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폭발 이후 원자로에 바닷물을 주입하는 작업이 계속돼 용기 내 수위는 평상시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도쿄에서도 미량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일본 정부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는 아니라고 강조하며 안심시키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도는 15일 도내 관측시설에서 측정한 결과 평상시의 20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방사능 양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후 오전 7시쯤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평상시의 20배인 0.809 마이크로시베르트까지 검출됐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에서는 이날 정상치의 최대 40배에 달하는 방사선 양이,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도 일시적으로 정상 수치의 최대 9배에 달하는 방사선 양이 측정돼 오염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에서 90km 떨어진 이바라키(茨城)현에서도 감시 장치에서 이날 오전 5시50분에 평상시보다 100배 높은 5.575 마이크시베르트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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