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로 살아나는 고암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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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로 살아나는 고암의 예술혼

1970년대 작품 150여점 구성… 판화 원판 첫선 '화제' ●이응노미술관 개관 5주년 특별전, 오늘부터 6월 30일까지

  • 승인 2011-03-15 14:00
  • 신문게재 2011-03-16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고암 이응노의 판화원판이 처음으로 대전에서 선보인다.

이응노미술관에서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응노미술관 개관 5주년 특별전을 개최한다.

10-4, 구성, 1976
10-4, 구성, 1976
전시는 대전이응노미술관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으로서 고암 이응노의 1970~80년대 파리시기에 정립된 판화세계를 조명한다.

전시 작품 수는 150여점.

간결하면서도 구성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은 획, 점으로 구성된 문자추상, 군상, 무화, 동물, 부조판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판화 원판도 함께 전시된다.

또 일반적 의미의 판화적 개념을 탈피하고 재료와 장르적 한계를 벗어난 70년대 작품들로 전시내용을 구성하고 있어 고암 이응노만의 조형적 특질과 투철한 작가정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암 이응노의 판화전에서 전시되는 전체판화작품은 크게 다섯가지정도로 분류해볼 수 있다.

이미 발표된바 있는 판화작품, 미공개 판화작품, 고암 이응노의 사인이 있는 작품, 사인이 없는 작품, 판화 원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닭, 1985
닭, 1985
고암 이응노의 판화작품은 오목판화류인 동판화나 에칭 등 서구적 판화나 판법의 논리와는 우선 재료적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 거리가 멀다. 재료적 측면에서 볼 때도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볼록판화 종류인 목판화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돌(60년대 수덕여관에 새겨진 암각화나 몽돌작품을 보면 오목판화보다 볼록판화에 치중), 스티로폼, 고무 등 재료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고암 이응노 다운 일관된 제작의 태도를 느낄 수 있다.

드러나는 판(版)의 형태도 낙관(款)과 같은 전각(篆刻)의 형태가 선명하게 보이고, 압력을 이용해 찍은 부조의 형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교적 70년대 초기에 보이는 단일한 인물의 형상과 문자적 이미지가 독자적으로 형상을 유지해 보이는 시기가 지나고,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로 들어서서 판에는 점차 많은 인물이 비대칭적인 움직임으로 조형돼 리듬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판각의 다양한 깊이의 층차로 표현되는 다층적인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즉, 당시 격변하는 근현대라는 시대적 상황 아래서 개인 이응노에게 놓인 특수성은 결국 국내 미술계와 일반인들에게 그의 예술정신을 대변할 수 있는 작품들을 좀처럼 쉽게 대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었다.

그렇기에 2007년 개관한 대전이응노미술관에서는 보다 많은 고암 이응노의 작품을 일반 시민들이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동안 고암 이응노의 판화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고암 이응노의 판화' 전은 가장 회화적이면서도 회화적 문법을 파괴하고, 어떠한 장르와도 만나며 결별하고 있는 고암 이응노만의 독특한 화법이 확인되는 판화전이다.

 15-7, 구성, 1979
15-7, 구성, 1979
고암의 판화제작에 대한 시기와 그의 다양한 판법에 대한 이해도를 이번 전시를 통해 이뤄냄으로써 국내 판화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국내외를 불문하고 고암 이응노의 판화전으로만 개최되는 경우는 처음인 만큼 이번 전시가 시민과 미술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고암의 예술정신과 예술세계를 판화라는 또 다른 매체를 통해 확인하고 감상해 그의 작업세계에 다채롭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시 기간 연계프로그램의 부대행사로 고암 이응노의 판화를 찍어보는 이색적인 체험행사와 성인교육 강좌를 연다. 또 국내 평론가, 미술인을 초빙하여 고암의 작품세계를 심층분석하여 학술적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학술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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