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우리 현충원은 '열린 현충원, 밝은 현충원'의 모토 아래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현충원을 방문토록 하기 위하여 산책로와 현충지, 야생화 공원 등을 조성해 놓고 있다. 또한 '쓰레기 없는 현충원'을 1년 전부터 시행하기 시작하여 청결 현충원을 만들어 진정으로 고객 서비스 실현에 주안을 두고 있다. 이 제도는 대전시에서 벤치마킹하여 '쓰레기 없는 대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현충원을 내 집처럼 자주 찾아오시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현실은 새해 정초 근무일 기준으로 사흘 정도에 집중하여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해는 매일 떠오르는데 새해 첫날 정동진 등에서 첫 해를 보겠다고 유난을 떠는 우리 국민 성향을 반영하듯이, 이곳 현충탑도 새해 정초에 가장 바쁘고 그 다음으로 6월 6일 현충일을 전후한 호국보훈의 달 정도에 각 군과 보훈단체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을 반성하면서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현충탑 수시 참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어느 특정된 기간뿐만 아니라 1년 내내 현충탑에서 참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참배 편의를 위하여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편리한 시간대에 참배를 할 수 있도록 현충탑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각 국가 및 공공기관, 주요 사회단체, 기업체 등은 창립, 창설 기념일이 있다. 그 날을 대부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기념식 등을 치르고 있다. 그러한 좋은 날에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평화, 번영에는 국가와 사회 등 공동체를 위하여 더 큰 희생을 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모습이 있다면 훨씬 그 의미를 더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각 기관과 단체, 주요 기업체 등에 속해 있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주로 새해 정초에 업무시간을 이용하여 참배를 하는 형식적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1년 중에 몇 번 참배를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나라사랑의 모습을 보여 주는 가운데 일반 시민들에게 본보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의 이면에는 국가기관에 속해 있는 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도 현충원에 단 한번도 방문한 일이 없다는 점이다. 어디 현충원에서 멀리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불과 9km 정도 떨어져 있는 둔산의 제3정부청사에 있는 공무원들 가운데 그렇다는 점이다. 대전시 공무원들 가운데도 직접 업무상 밀접한 관련이 없어서 한번도 와 본 일이 없다는 이야기에도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혹자는 현충탑 참배를 형식적, 의례적이라고 치부할지 몰라도, 현충원을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백 마디 나라사랑 보다 더 가치 있는 점이라고 확신하고 있기에 현충탑 참배는 연중 활성화시킬 당위성이 있다.
현충탑에 새겨진 현충시는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이 국민 최고의 호국공원으로 거듭나는 데 있어서 필자에게는 힘이 되는 구절로 국민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 볼 내용이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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