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형마트에서 인근 아파트 입주민에게 배포하는 소액 할인권을 계속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가끔 세대별 우편함에 가끔 수천원 상당의 할인권을 넣어두는 데 계속 없어지기 일쑤다”라며 “아무래도 이웃집 우편함에 있는 할인권까지 슬쩍 가져가는 양심불량 주민이 있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정씨는 이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경비실을 찾아가 CCTV를 확인, 누구 소행인지 추적해보려고 망설이고 있다”고 고민했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개인주의 성향이 만연하면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꼴불견 이웃'이 판치고 있다. 피해를 보는 주민 입장에선 항의하고 싶어도 이웃 간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모(34)씨도 얄미운 이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앞집에서 아파트 현관 앞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광고물을 떼어내 자신의 집 쪽에 던져 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한씨는 “보통 현관에 붙은 전단은 집 안으로 가져가 분리수거 함에 넣는 것이 상식 아니냐?”라며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되자 울화통이 터져 앞집에 따지려 했지만 큰 싸움이 날까 싶어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그대로 버리고, 아래층 발코니에 피해를 준다거나 단독주택에선 주차 시비 문제로 이웃 간 얼굴을 붉히기 일쑤다.
이처럼 이웃 간에 생긴 벽은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사고로 비화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중순 공주에서는 물건 등을 빌려가 제대로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웃에 사는 70대 노파를 마구 때린 뒤 끓는 물에 밀어 넣은 60대 남자가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꼴불견 이웃이 판치는 이유는 윤리도덕의 붕괴와 배려심 실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대전시협의회 김종선 사무처장은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옛 선조들이 지켜왔던 이웃 간 윤리도덕이 무너지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졌다”며 “내가 먼저 희생하고 이웃을 보면 먼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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