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께 대덕구 오정동 효성공원 아래.
지역 노인 등 주민을 대상으로 점심 무료급식을 준비하는 대전곰두리자원봉사연합 이승규 대덕구지회장의 얼굴엔 걱정이 한가득이다.
식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기존의 무료급식 규모를 축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십시일반으로 회원과 외부단체의 지원을 받아 무료급식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앞에서 시름만 깊어갈 뿐이다.
농산물을 비롯해 식자재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지역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급식에 비상이 걸린만큼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13일 한국물가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한 이달 생활물가는 오징어가 152%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마늘 69%, 양파 66%, 배추 61%, 고등어 60% 등이 오르며 식자재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식자재 값 상승으로 서민들은 물론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무료급식소.
대전에서 대표적인 무료급식 단체인 곰두리자원봉사연합 대전지회와 대전 기운차림봉사단 역시 급등한 식자재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전곰두리자원봉사연합은 라이온스연맹과의 협력을 통해 이미 급식수송 차량을 지원받았으며 대전 각 구지역의 지회장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지원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대전 기운차림봉사단 역시 부족한 식자재를 보충하기 위해 인근 전통시장에서 일부 반찬을 지원받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오정동 식자재업체(두리유통)로부터 매월 20여만원의 식자재를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다.
송병월 대전기운차림 회장은 “회원들의 후원금도 현재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지인이나 단체, 지역 업체들로부터 식자재로 조금씩 지원받는 방법으로 무료급식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식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반찬이나 국거리를 소홀하게 준비할 수도 없어 더욱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