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2월25일. 로스앤젤레스 하늘에 거대한 원형 비행 물체가 나타났다. 시는 비상사태에 돌입했고, 대공포탄을 쏘아댔지만 이 포탄들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정체불명의 적들, 초토화된 도시와 새로운 적들의 형상을 구축하는 데 꽤 공을 들였다. 에일리언 영화라기보다는 외계인과 해병대의 대치를 그린 전쟁영화. ‘우주전쟁’과 ‘블랙 호크 다운’을 합친 듯하다. 분리되고 조립되는 우주선, 로봇 외형에 두 발로 걷는 메카닉에서 기하학적
형태의 비행체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끊어진 고속도로, 불에 타 재가 된 버스, 탱크 등 초토화된 도시들은 마치 전쟁터의 한 가운데 있는 듯 생생한 실감을 안겨준다. 전투 장면도 박력이 넘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1억 달러를 들였다는 풍성한 볼거리와 공들인 디테일은 점수를 줄 만하지만 서사가 약하다. 외계인의 막강한 전투력에 궁지에 몰린 지구인이 결정적 약점을 알아내고 결국 지구를 구한다는 ‘V‘ ‘인디펜던스’ 식 공식은 이제 식상하다. 빈약한 서사를 신파로 때우려 들지만 가슴 짠한 감상적인 장면도 이미 본 듯한 장면의 재연이다.
실감 영상의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반길 듯. ‘어둠의 저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제로’ 등 호러영화를 연출해온 조너선 리브스먼 감독 작품.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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