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 |
며칠 전 필자를 애지중지 길러주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어머니가 낙상으로 고령이신데도 대 수술을 받으신지 8개월만인 지난 2월 9일 92세를 일기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셨다.
모친상을 겪으면서 노인들은 낙상이 치명적인 매우 위험천만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음을 실감한 가운데 결국 어머니도 자식 된 도리로서 잘 보살펴드리지 못한 죄로 후회 막급하기가 이를 데 없다. 열악한 시골환경에서 자식위해 이른 새벽 별 보시며 배움의 뒷바라지를 보살펴주신 것을 비롯, 요절하신 선친의 병수발, 7남매 키우시며 모진 역경 이겨내신 불굴의 의지와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으신 만큼 빈자리가 커 허망하고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어 더욱 가슴이 아려온다.
지난해 6월 4일 낙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서울 성심병원 응급실에 입원 후 최첨단의료의 혜택을 생각하며 쾌유를 비는 마음에서 수술을 간청했으나 고령이신데다 골다공증을 비롯해 여러가지 사전 정밀검사 후 수술이 가능할 때 수술할 수 있다는 담당의사의 설명에 각서를 쓰고 검사를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와 수술을 마친 후 주치의도 고령인 노인을 수술한 예는 흔치 않으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시고 인내심이 많아 수술은 잘 되었다는 말에 위안이 되었으나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예후가 좋지 않아 활동이 불가능하다보니 밥맛을 잃어 식사가 부실하고 몸이 허약해 피골이 상접되어 어머니는 살이라고는 찾기 힘들어 들어보면 너무나 가벼웠고 통증에 뼈만 남아 잠시 앉아 있기도 어려웠다.
결국 식사도 힘들어 코를 통한 호스로 미음을 주입하고 산소호흡기로 연명하시던 중 갑자기 혈압이 내려가고 맥박이 줄어들어 귀에 대고 천국에서 편안히 계시라고 기도하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대성통곡하는 가운데 끝내 숨을 거두셨다.
지금도 “나는 아파도 너희들은 아프지 마라” 하신 말씀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고 특히 생사를 오가는 와중에도 마지막 힘내신 어머니의 선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삼우제(三虞祭)에 생존 시 평생 살아오시면서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하여 실천하시고 가르치신 과정을 되새기고 천국에서 평안하심을 기원하며 자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을 바라는 추모의 글을 영전 앞에서 읽는 도중 여러 번 목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려 읽지 못하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등 불효자의 가슴 아픈 마음은 진정 할 길이 없었다.
또한 마지막 힘내신 어머니의 값진 선물로, 생사를 넘나드는 위중한 상태에서 세계적인 화두이자 우리나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23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환경부주최 '녹색생활실천 전국다짐대회' 대전시대표로 출전 그린리더 강의 경연대회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음은 물론, 2월 3일 우리나라 최대고유명절인 설날에 조상님께 차례 상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심과, 출상(出喪) 뒷날인 2월 12일 틈틈이 준비한 한자능력시험을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값진 선물을 주고 영원히 가셨다.
누구나 죽음이후 살아있는 자에게는 너무 허무하고 허전하기 때문에 후회 없이 나의 인생과 시간을 값지고 소중하게 쓰면서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보아야한다는 뒤늦은 후회와 뜨거운 불길 속에 홀홀히 떠나신 어머니, 그동안 받은 크나큰 은혜와 사랑 결코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음을 우리를 지켜주실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이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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