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식]뜨거운 불길 속에 어머니를 보내드리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길식]뜨거운 불길 속에 어머니를 보내드리며

[기고]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

  • 승인 2011-03-10 14:33
  • 신문게재 2011-03-11 20면
  • 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
▲ 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
▲ 이길식 전 대전시중구청 문화공보과장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섭리요 이치다.

며칠 전 필자를 애지중지 길러주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어머니가 낙상으로 고령이신데도 대 수술을 받으신지 8개월만인 지난 2월 9일 92세를 일기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셨다.

모친상을 겪으면서 노인들은 낙상이 치명적인 매우 위험천만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음을 실감한 가운데 결국 어머니도 자식 된 도리로서 잘 보살펴드리지 못한 죄로 후회 막급하기가 이를 데 없다. 열악한 시골환경에서 자식위해 이른 새벽 별 보시며 배움의 뒷바라지를 보살펴주신 것을 비롯, 요절하신 선친의 병수발, 7남매 키우시며 모진 역경 이겨내신 불굴의 의지와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으신 만큼 빈자리가 커 허망하고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어 더욱 가슴이 아려온다.

지난해 6월 4일 낙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서울 성심병원 응급실에 입원 후 최첨단의료의 혜택을 생각하며 쾌유를 비는 마음에서 수술을 간청했으나 고령이신데다 골다공증을 비롯해 여러가지 사전 정밀검사 후 수술이 가능할 때 수술할 수 있다는 담당의사의 설명에 각서를 쓰고 검사를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와 수술을 마친 후 주치의도 고령인 노인을 수술한 예는 흔치 않으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시고 인내심이 많아 수술은 잘 되었다는 말에 위안이 되었으나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예후가 좋지 않아 활동이 불가능하다보니 밥맛을 잃어 식사가 부실하고 몸이 허약해 피골이 상접되어 어머니는 살이라고는 찾기 힘들어 들어보면 너무나 가벼웠고 통증에 뼈만 남아 잠시 앉아 있기도 어려웠다.

결국 식사도 힘들어 코를 통한 호스로 미음을 주입하고 산소호흡기로 연명하시던 중 갑자기 혈압이 내려가고 맥박이 줄어들어 귀에 대고 천국에서 편안히 계시라고 기도하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대성통곡하는 가운데 끝내 숨을 거두셨다.

지금도 “나는 아파도 너희들은 아프지 마라” 하신 말씀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고 특히 생사를 오가는 와중에도 마지막 힘내신 어머니의 선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삼우제(三虞祭)에 생존 시 평생 살아오시면서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하여 실천하시고 가르치신 과정을 되새기고 천국에서 평안하심을 기원하며 자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을 바라는 추모의 글을 영전 앞에서 읽는 도중 여러 번 목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려 읽지 못하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등 불효자의 가슴 아픈 마음은 진정 할 길이 없었다.

또한 마지막 힘내신 어머니의 값진 선물로, 생사를 넘나드는 위중한 상태에서 세계적인 화두이자 우리나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23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환경부주최 '녹색생활실천 전국다짐대회' 대전시대표로 출전 그린리더 강의 경연대회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음은 물론, 2월 3일 우리나라 최대고유명절인 설날에 조상님께 차례 상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심과, 출상(出喪) 뒷날인 2월 12일 틈틈이 준비한 한자능력시험을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값진 선물을 주고 영원히 가셨다.

누구나 죽음이후 살아있는 자에게는 너무 허무하고 허전하기 때문에 후회 없이 나의 인생과 시간을 값지고 소중하게 쓰면서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보아야한다는 뒤늦은 후회와 뜨거운 불길 속에 홀홀히 떠나신 어머니, 그동안 받은 크나큰 은혜와 사랑 결코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음을 우리를 지켜주실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이글을 바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5.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