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희 공주교대부설초 교사 |
지난 2년 동안의 비상은 나에게 그리 녹녹치 않았다. 주로 학생 지도를 했던 내가 익숙하지 않은 교육지원을 하다 보니 서투름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고 걸음마를 떼면서 수없이 넘어지고 나서야 잘 걷을 수 있는 아이처럼 하나하나 일을 배워갔다. 그러면서 느꼈던 나의 부족함이 아픔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달으며 충남교육에 누가되지 않으려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2년이 지났다.
주변 분들의 많은 도움과 격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지원하는 파견교사로서 일에 대해 느끼는 무게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만약 단어 하나라도 애매하거나 오류라도 생긴다면 일선학교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바로잡는 데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청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작은 결점 하나 없도록 여러 번 심사숙고하며 내용을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때론 점심시간도 없었고 먼 길 출장 후에 돌아와 밤새도록 맡은 업무를 기한 내 처리했고 주말과 휴일 구분도 없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충남교육 지원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잃지 않는 것은 교육철학과 학교교육을 위하고 학생들을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현장에서 떠나있다고 해서 교육을 위하는 마음이 어찌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분들을 알게 되었고 2년 동안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나의 비상은 아름다웠고 그 결실은 헤아릴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나는 학교현장으로 돌아왔다. 내 앞에 또 다른 비상이 주어졌으니 그 동안의 교육지원적인 태도를 접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모습으로 사랑과 열정을 갖고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학생들 앞에 다시 섰을 때의 긴장감과 설렘은 신규 때보다 더했다. 의욕과 열정이 이해보다 앞섰던 신규 때 나는 부족한 나의 모습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슬럼프를 겪으며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교육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 후 10년 이상의 경력 있는 교사가 되었고 경력만큼 나름의 지도력과 노련함이 쌓였다고 생각했지만 때론 신규 때의 열정이 그리웠다. 잠시 교단을 떠났다 돌아온 지금, 신규 때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복귀하며 새롭게 근무하게 된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상설 연구학교인 공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로 다른 학교들과 분위기, 역할 및 교육여건 등이 다소 다르다. 교생들의 실습을 담당하는 학교로 교사의 꿈을 꾸는 대학생들에게 엄선된 수업과 교사로서의 지도력을 보여줘야 하는 무거운 부담감이 있지만 또한 좋은 교사로서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훈련의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흔히 인생에 큰 기회가 3번 찾아온다고 합니다. 제가 파견을 오게 된 것이 인생의 큰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충남교육청에서 근무하며 우물 밖 큰 세상을 볼 수 있었고 교육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러분들의 고귀한 교육철학과 휴일도 반납하며 충남교육을 위해 노력하시는 열정과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첫 번째 기회에 많은 것들을 얻었고 그 기회가 바탕이 되어 좋은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세 번째 기회가 찾아올 때 그에 부합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말은 파견을 마치고 교육청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때 했던 말이다.
파견교사...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이었고 훌륭한 분들과 함께했던 행운이었으며 많은 것들을 배운 아름다운 비상이었다. 이젠 학교현장에 복귀했으니 학생들에게 그 경험을 쏟아 정말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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