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농협이 탄탄한 '산맥(山脈)'을 기반으로, 수성과 신규사업 진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은 물론 보험, 증권, 카드업계까지 진지(陳地)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지역은행을 자임하는 하나은행은 충청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수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충사본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이른바, '잠자는 고객'을 깨우는 것이다. 다시 말해, 휴면 계좌와 카드를 활성화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고객 확보와 함께 기존 고객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는 게 충사본의 설명이다.
충사본 관계자는 “신규 고객 확보만큼이나 기존 고객에 대한 사업에도 큰 비중을 두기로 하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천안과 아산 등 충남 북부벨트를 공략하기 위해 본점 소속이었던 대전기업금융본부를 편입, 중부영업본부를 신설한 것도 올해 충사본의 주요 목표다.
KB국민은행 충청서지역본부는 출장소들을 잇달아 지점으로 승격, 공세에 나섰다. 올 들어서만, 대전 복수동 출장소와 천안 두정역 출장소와 직산읍 출장소 등 모두 3곳을 지점으로 승격시키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농협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이달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신용(금융)·경제(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농협법이 개정되면, 보험업계와 카드업계 등 금융권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은행과 기존 보험·카드업계의 손이 닿지 않은 농·어촌까지 점포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농협은 수성과 공성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업종을 초월해 전체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와 LIG투자증권 등의 대전 진출도 금융권 판도와 무관치 않다.
KB국민카드는 오는 7일 둔산동에 대전지점(박성수) 개점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2일부터 KB국민카드가 KB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대전지점은 지역에서 KB국민카드의 거점으로 지역 환경에 맞는 마케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도 LIG투자증권이 둔산동에 대전지점을 열었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이어 충청권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연내 3~4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종시와 내포신도시, 충남 북부벨트 등 대전·충남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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