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야간조명 제한… 깜깜한 밤길 어쩌나

8일 실행 앞 심야 치안대책 강화 지적

새벽까지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진화(23·서구 둔산동)씨는 귀가 시간만 되면 가슴을 졸인다. 서씨는 귀가할 때에도 불빛이 없는 지름길보다는 영업점 불빛이 남아있는 먼 거리로 돌아간다.

서씨는 “야간시간에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무섭다”며 “그나마 있던 네온사인 간판조명이 꺼진다고 하니 앞으로 집에 돌아갈 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야간조명 점등 제한조치에 나서면서 심야 치안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8일부터 야간조명 점등 제한조치에 나선다. 백화점, 대형마트, 자동차 판매업소는 영업시간이 종료되면 옥외조명 등을 꺼야 하고, 유흥업소는 오전 2시 이후 소등해야한다.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의 경관 조명 등도 자정 이후에는 켤 수가 없다.

고유가에 따라 야간조명 제한 조치가 실행되지만 심야에 근무하는 시민들은 최근들어 야간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걱정이 쌓여만 간다.

지난달 22일 오후 11시 21분께 한 시민의 신고로 동구 중동 목척교 아래에서 5명의 중학생을 집단폭행하던 고교생 등 3명이 붙잡혔다.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목척교 아래가 범행장소로 이용된 것이다.

앞서 15일 오전 2시 30분께 서구 용문동 한 백화점 앞 노상에서 괴한 1명이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의 손가방을 빼앗고 성추행하기도 했다.

어두운 주변 환경을 악용한 야간 범죄가 이어지면서 조명이 꺼지는 심야시간대 경찰의 치안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이에따라 2일부터 60명에 달하는 경찰관 기동대를 경찰서별로 분산 배치해 일선 지구대의 방범 및 치안 경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충남경찰청도 범죄 발생률이 높은 대도시로 인력을 집중시키는 등 치안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둠을 틈타 저지르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취약지역 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인력 뿐만 아니라 자율방범대와의 협력을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