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살에 우연한 기회로 아프리카에 건너갔다가 세계적인 고인류학자인 리키 부부를 만나 1960년 탄자니아 곰비 지역에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먹을거리가 사람을 만든다. 대개의 경우 동물들은 태어날 때부터 먹을 수 있는 것이 정해져 있어 그 이외의 것은 먹을 수가 없다.
진화의 과정을 겪어오는 동안 동물의 신체 구조와 행동은 자신에게 적합한 먹을거리를 취하려는 요구에 따라 결정되었다. 먹을거리는 환경에 의해 정해진다. 그래서 나라마다 고장마다 고유의 음식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고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국가 간 경계가 사라지고 전 세계 사람들이 사계절 구분 없이 유사한 식품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하게 되면서부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전쟁에서 쓰이던 신경가스가 해충을 잡는 데 쓰이면서 농업은 화학에 의존하게 되고, 농작물과 경작지는 급격히 오염되기 시작했다.
살충제는 해충들의 몸속에 살충제 내성을 키웠다. 매년 300만t 이상의 농약이 지구상에 뿌려지고 있고 그 양은 계속 늘고 있다.
농약에 노출되면 암이나 파킨슨병, 유산, 선천성 기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는 인지능력과 운동 근육의 발달이 저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초의 유전자 변형 작물(GMO)이 시장에 나온 것은 1994년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1억6700만 에이커의 땅에서 GMO가 재배되고 있다. 미국은 유전자 변형 작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콩의 81%, 옥수수의 40%, 캐놀라(유채의 일종)의 73%, 그리고 면화의 73%가 GMO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GMO의 절반은 가축의 사료로 이용된다.
가축의 몸에 들어간 GMO가 우리 몸에 축적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량으로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환경이 열악한 공장식 농장에서 가축에게 GMO가 든 사료를 먹이고, 좁은 공간에서 운동도 못하게 하고 살만 잔뜩 찌워서 우리 밥상에 올린다.
이렇게 자란 동물들은 온갖 균에 감염되고 성장호르몬과 항생제 덩어리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양식장에서 자란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식재료를 고를 때 까다로워져야 이익에 눈먼 농장주들과 유통업체들의 만행을 막을 수 있다.
가능하면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작물과 축산물을 사야 한다. 유기농 식품이 비싸다고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식비를 늘리지 않더라도 건강하고 안전한 식단을 꾸밀 수 있다. 양 위주의 식사에서 질 위주로 식생활을 바꾸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가난한 사람들이 병들고 죽어가는 것은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쁜 음식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인의 성인병의 70~80%는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하니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도 지구 어디에선가 8억명의 사람들이 굶고 있고, 매일 3만명의 어린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고 한다. 지구에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치 부패, 불합리한 유통구조, 이익에만 관심 있는 기업들의 상업주의, 개인들의 잘 못된 식습관 등이 총체적으로 일으킨 재앙이다.
이 책은 우리 고장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품을 채식 중심으로 적당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가난한 사람들도 구하는 방법이라는 저자의 간절한 호소가 가슴을 울리는 명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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