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학 IPF국제언론인포럼 편집위원
데일리안 편집위원 |
언론과 일군(一群)의 정치인들이 앞장서고 있으나, 이는 해서는 안 될 상식 없는 짓이다.
국정원 요원들이 진정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 정보수집에 실패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정부수집조차 하지 않을 때 그 게으름과 용기 없음에 대한 무책임과 무소신을 꾸짖어야 한다.
실패가 자랑은 아니겠지만, 일을 하다 실패한 책임은 물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국정원의 모든 일은 음지(陰地)에서 이루어진다. 음지에서 살고, 음지에서 일하며, 음지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기에 그들은 죽음조차도 세상에 알리지 않는다.
따라서 드러나서는 안 될 국정원의 행적은 감춰져야 하고 감추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를 세상에 알리는 언론의 진의(眞意)는 무엇인가?
필자는 그동안 이 사건을 알리는 언론의 목적이 어디 있는가를 지켜보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의 논조는 국정원 파벌 싸움에 대한 쇄신과 국정원장 해임이라는 목적을 말하고 있었다.
결국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국정원의 마지막 속옷은 벗겨지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와 타국 정보기관의 비웃음을 사고 말았다.
음지(陰地)에서 양지(陽地)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밤과 낮의 구별이 없다. 그들은 국가를 위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으며, 그들이 일하는 곳, 하늘과 바다에서 일어나는 우울과 슬픔을 말하지 않는다.
항상 있어야 하는 곳은 드러나지 않는 곳. 그리하여 그들은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공개하지 않는다.
조국의 그늘에서 말없이 죽어갈 뿐이고, 말없이 살아갈 뿐이다.
우리들에게 따뜻한 양지(陽地)의 삶을 제공하기 위해, 한 몸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정보원들이며 우리의 수호자들이다.
타국의 요원들과 지혜와 용기를 겨루어 국익을 도모하고, 국가를 방위하는 그들은 우리의 영웅들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술을 훔쳐가는 산업스파이를 잡고, 적국(敵國)의 5열을 쫓으며 때론 임무 수행을 위해 적지(敵地)에 깊숙이 들어가야 하기에 그들은 뒤를 남기지 않고 뒷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훌훌 털고 떠나야 하기에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얼굴은 언제나 밝고 환하다.
그들은 언제든 일어날 국가의 위기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기 때문에 밝다. 언제든 죽음을 명령 받아야 하기 때문에 허허롭다.
그리하여 그들은 지금도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와 육지를 지키고, 먼 이국(異國)의 땅에서 조국의 명령 하나로 살고 있다.
혹여 몸은 멀리 있더라도, 그들의 혼은 오직 조국을 바라보며 조국을 위해 노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조롱 받아서는 안 되는 우리의 보물들을 위해, 우리는 다시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얼굴을 안고 깊은 호흡의 입맞춤을 보내주어야 한다.
그들이 조국을 위해 떠날 때, 애써 눈물 감추고 웃음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마주 보며 웃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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