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대학 새내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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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대학 새내기에게

[중도춘추]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서 정 욱

  • 승인 2011-02-24 15:13
  • 신문게재 2011-02-25 20면
  • 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꽃피는 3월이면 항상 풋풋함이 넘치는 곳이 있다. 새내기들의 꿈과 낭만이 흐르는 바로 대학교다. 언제부터인가 대학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거쳐야하는 교육기관이 되었다.

서양에서는 대학교를 'University'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라틴어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의 공동체'에서 나왔다. 이 말에서 공동체란 의미의 'Univer- sitas'만을 따와 오늘날 사용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서양과 비슷하게 '큰 배움'이란 뜻의 대학(大學)이라고 하였다. '대학'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길러 개인의 발전수단으로 삼으라”며 주희가 사서(四書) 중 하나로 독립시킨 책이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회에 필요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높은 덕을 쌓기 위해서 대학교에 진학한다. 그럼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높은 덕을 쌓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보다 편안하고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개인마다 사는 방법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금은 부질없는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대학에서 경험한 몇 가지를 새내기에게 들려주고 싶다. 조그마한 지침이 됐으면 좋겠다.

먼저 여행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국내여행은 물론이고 국외여행까지도 졸업하기 전에 꼭 해 보기 바란다. 해외어학코스는 요즘 대학생의 필수가 되었다고 하지만, 어학코스와 여행은 또 다른 것이다. 옛말에 아는 것만큼 본다는 말이 있다. 여행지에 대한 사전지식을 꼭 챙기기 바란다.

두 번째로 대학생의 자치활동에 충실하면 어떨까? 대학에서는 여러 가지 낭만거리가 있다. OT, MT, 그리고 축제 등이 그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학교 OT는 술 파티로 전락하였고, 상당한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 그래서 요즘 많은 대학교에서는 교내에서 OT를 하고 있다. 대학교에서도 안전장치를 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충실한 대학생활을 유도하고자 하는 의도다. 사회가 대학의 연장이라면, 대학생활의 충실은 곧 사회생활의 충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밤새워 공부해 볼 것을 권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기관은 철저한 예습교육기관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배우고, 구구단을 외우고, 영어 문법을 끝낸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중, 고등학교 수업 끝내고, 고등학교 3년 동안 같은 것만 반복해서 공부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방법이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공부할 것이 없어 걱정하고 있다. 대학은 큰 배움이라고 했다. 공부할 것이 왜 없겠나. 정말 밤을 새워 공부해도 모자라는 것이 대학공부다. 4년 동안 선행학습 말고 정말 공부 같은 공부 한 번 하면 어떨까.

네 번째로 한 가지 특기나 취미를 갖고 졸업했으면 좋겠다. 대부분 학생은 12년 동안 공부만 했다. 물론 초등학교 때에는 만능 스포츠맨에 예능인이라 할 정도로 모든 예체능과목을 과외 받았다. 하지만 그 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가지 취미나 특기가 있다면 사회에서 남들과 즐겁게 어울리기가 훨씬 쉽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한 번 놀아보기 바란다. 놀아본 사람만이 놀 수 있다. 즉 계획적으로 놀 수 있다는 뜻이다. 계획적으로 놀 수 있는 사람은 공부도 계획적으로 하고 사는 것도 계획적으로 산다. 신나게 놀면서 신명나게 사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소와 돼지가 죽어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소는 대학과 늘 함께했다. 소 한 마리 가격과 사립학교 한 학기 등록금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 팔아 대학 간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모두가 소 팔아 대학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부모의 근심과 걱정을 졸업 후 공동체건 배움터건 취업과 자립이라는 이름으로 날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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