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보리'를 주제로 택해 '보리작가'로 잘 알려진 박영대 작가.
보리-생명 |
거대한 대지 위에 군집을 이루며 바람에 몸을 맡긴 탱글탱글하고 까칠한 보리 풍경은 토속적인 향수를 자극하는 것 이외에도 '보릿고개', '서민'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면서 암울했던 한국적 시대성이 반영된 다중적 코드로 읽히기도 한다.
'보리'에 대한 전혀 새로운 해석. 보리작가 송계 박영대 전이 24일부터 3월 9일까지 모리스갤러리에서 열린다.
1973년 처음 보리를 작업의 소재로 선보인 박 작가는 백양회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보리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보리의 이미지는 40년 가까이 박영대 회화의 핵심을 이루며 그와 함께 변화해왔다.
사실적인 풍경에서 추상적 서정성으로 채색화적 경향에서 필묵을 위주로 한 현대 수묵화의 경향으로 변화됐다.
줄곧 소재는 보리였지만 사실 보리 표현을 벗어나 호방한 추상과 운필의 흔적이 체감되는 조형적 보리로 변혁으로 그의 작품세계는 좀 더 다양하고 깊이감이 더해졌다.
박 화백의 작품들은 수묵의 간결함이 맷방석과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작품을 통해 박 화백이 말하는 보리는 향수와 고향이라는 의미를 넘어 생명과 자신의 개체를 투영하고 있다.
또한, 한지와 먹이라는 재료에서 벗어나 서양화에서 사용하는 아크릴 물감, 토분 콜라주를 통한 마티에르 등 동서양 질료들의 장단점과 방법론들을 절충시켜 화면에 스며들게 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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