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B형의 세 여자가 어려움을 당당하게 극복하면서 아기자기하고 신통방통하게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인생의 생존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이자 연극 및 뮤지컬 배우기도 한 저자는 책 머리에 이렇게 썼다.
“오랫동안 열지 않았던,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연어처럼 천천히 거슬러 올라간다. 빙그레 웃는 입가에 적셔지는 눈물방울…. 한 여자가 서 있다. 아니 세 여자가 서 있다. 반추, 정을 그려 나가는 동안 수채화, 추상화, 유화, 수묵화 등이 쉴 새 없이 그려진다.
수십 년 동안 곰삭은 이야기들을 잘 건져 내어 찢어질세라 조심스레 펼쳐 놓고, 햇볕 잘 드는 마당에 넌다. 고통과 기쁨과 슬픔과 행복이 범벅된 맛들을 천천히 음미해 본다.”
저자에겐 저자의 또 다른 자화상인 두 딸 '선주'와 '수경'이 존재한다. 저자는 딸들과 철 지난 이야기들과 진행 중인 이야기들을 쫑알쫑알 뱉어 낸다. 내장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빙어처럼 치열했던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내숭떨지 않고 푼수 같은 행동에서 나오는 당당함으로 살아가는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스케치하듯, 잔잔하면서도 파도처럼 굴곡진 삶을 쏟아내듯 풀어나간다.
저자는 서울 예술대학 극작과와 수도침례신학교 신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 음악 저작권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치유과 교수다. 또 예술치유사, 연극배우, 하리온 뮤직 대표이기도 하다. 스타북스/저자 김하리/304쪽/1만2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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