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자 예술감독과 우리나라 탈춤의 역사를 이끄는 부산대 교수 채희완 객원안무자의 지도로 시민들과 무용인들에게 보다 깊이 있고 완숙하게 선보인다. 복을 부르고 액을 물리친다는 '학연화대 처용무합설'은 학춤과 연꽃을 들고 추는 연화대무, 처용무를 함께 추는 종합극 형태로 구성된 춤이다.
봉산탈춤은 황해도 전역에 걸쳐 분포되어 온 해서탈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탈춤으로 다른 탈춤에 비해 춤사위가 활발하며 경쾌하게 휘뿌리는 장삼 소매와 한삼의 움직임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놀이는 사상좌춤, 팔목중춤, 사당춤, 노장춤, 사자춤, 양반춤, 미얄춤의 7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악정재의 궁중 가면무용과 명절날 세시풍속의 하나로 고을 사람들끼리 날을 잡아 연기,소리, 대사 등을 가미시켜 놀았던 '민중 생활 희비 가무'인 탈춤을 비교해 감상하며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에서 선보여지는 봉산탈춤의 가면은 철저한 고증작업을 걸쳐 그 시대의 모양과 크기를 완벽히 재현했으며, 악사 역시 전통을 잇는 전문악사들로 구성, 춤꾼과 주고받는 대사의 묘미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전통성과 전문성을 겸비해 우리 전통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횃불과 모닥불이 일렁이는 야외의 열린 공간에서 펼쳐지는 마당극 형태의 봉산탈춤을 프로시니엄 아치로 옮겨 재탄생시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렁이는 횃불 대신 조명이 함께하고, 열린 공간 대신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이 함께하지만, 탈춤 본래의 비판적 신명체험은 그대로 선보이는 색다른 무대가 마련된다. 이제 깜깜하게 실내공간의 불을 끄고 횃불과 모닥불이 일렁이듯 모두 다 함께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무대공간에서 다 함께 신명나는 공연을 느껴보자./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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