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대학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불법 광고물이지만 행정 당국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단속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21일 서구 모 대학 앞에는 전봇대마다 '풀 옵션 원룸', '월세 , 전세 ' 식의 불법 광고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부분 새 학기를 맞아 '고객'을 유치하려는 부동산 업자 또는 집주인의 원룸 광고물이다. 간혹 새집을 장만한 학생들을 겨냥한 인터넷선 광고도 눈에 띈다. 전봇대뿐만 아니라 인근 가로수, 한전 배전함, 신호등에도 이같은 광고물이 넘쳐난다.
유성구에 있는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대학과 인접한 아파트 펜스는 아예 불법 광고물 지정 게시대인 양 줄까지 맞춰가며 불법 광고물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인근 상인 김모(54)씨는 “한철 장사를 노린 집주인 등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 광고물이 너무 많다 보니 거리가 산만해 지는 느낌”이라며 “특히 광고물 부착에 쓰인 풀이나 테이프, 덕지덕지 떨어진 종잇조각이 도시미관을 더욱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자치구는 나름대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매년 되풀이되는 원룸 광고물에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모 구청은 불법 광고물 단속 공무원이 2명에 불과해 떼어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재부착하는 '게릴라식' 행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 자치구 관계자는 “지속적인 계도는 물론 과태료 부과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양심 없는 상인들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과태료를 감수하고서라도 한 철 장사를 위해 광고물을 계속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청 관계자는 “불법광고물 난립을 막기 위해 원룸 매매 광고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행정 당국이나 각 대학에서 집중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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