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교]천안함 피격 1주기에 즈음하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신영교]천안함 피격 1주기에 즈음하여

[중도마당]신영교 대전지방보훈청장

  • 승인 2011-02-21 14:20
  • 신문게재 2011-02-22 20면
  • 신영교 대전지방보훈청장신영교 대전지방보훈청장
신묘년 새해도 어느덧 입춘을 지나 봄기운 가득한 삼월을 향하고 있다. 신묘년(辛卯年)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인간의 삶과 가까이 하는 동물중 하나로 유순하며 재주가 뛰어나고 꾀가 많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토끼와 연관된 잘 알려진 고사성어 중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슬기로운 토끼는 언제나 위기를 대비해 숨을 구멍을 세군데 파 놓는다는 뜻으로 위난(危難)을 대비하는 능력이 탁월함을 일러주는 말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위기에 봉착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처 능력에 따라 천양지차의 결과로 희비는 분명 갈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한해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증폭된 해였다. 3월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해 승조원 46명이 전사했고, 11월23일에는 북한이 서해 연평도를 포격해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2차례에 걸친 북한의 기습적인 무력 도발로 온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으며, 희생자 유가족들은 황망하기 이를 데 없는 슬픔에 빠진 채 한 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천안함 피격 1주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북한은 자신들의 만행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도발을 부인하는 등 갖은 억측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다시 한번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돌이켜 볼 때, 지난 반세기가 넘게 대한민국의 안보는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위협받아 오고 있었지만, 우리의 안보관과 공동체 의식은 언제부터인가 점차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특히 오늘날 청소년들의 안보관 추락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금년은 6·25전쟁 발발 61주년이 되는 해이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벌써 잊혀져 가는 역사가 된 듯하다. 지난해 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서울초교 5,6학년생 387명 등 초·중·고교생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6·25발발 연도를 제대로 아는 학생은 50.1%에 불과했고, 천안함 침몰 원인을 모르는 학생도 36%나 됐다고 한다.

이러한 실상은 교육현장에서 안보교육이 사라진 탓도 있겠지만 분단의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탓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의 안보사건으로 국민들의 호국안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안보관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온 국민이 철저한 안보의식과 건강한 국가관으로 하나가 되어 튼튼한 국가안보를 바로 세워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과거를 잊고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 역시 준비할 수 없다고 하였다. 과거는 오늘의 거울이고 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과거를 바로 보지 못하고 정체성이 모호해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확실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청소년들의 건강한 국가관 정립과 안보관 확립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오늘의 나,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기꺼이 희생 헌신하신 국가유공자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이므로 그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다.

역사에서 미래를 찾는 나라, 국가의 소중함을 느끼는 국민, 국가를 위한 희생을 존중하고 감사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는 더 큰 대한민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국가적 위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3월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이 정부행사로 거행된다. 추모식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국가보훈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추모식에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해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되기를 염원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