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아이들 경찰아빠가 지킨다

소외아이들 경찰아빠가 지킨다

장애복지시설서 6년째 정수기 수리봉사 - 지체장애 아들 때문에 인연 “보람 찾아” ■김두수 대전서부署 생활안전계 경위

  • 승인 2011-02-17 17:39
  • 신문게재 2011-02-18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창간 60주년 나눔사회 캠페인 365일 36.5도>


“마음의 진정한 행복은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여년을 경찰공무원으로 살아온 김두수(51) 대전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의 얼굴엔 온갖 강력사건으로 다져진 표정 이면에 따뜻한 미소가 숨어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거친 경찰의 외모이지만 힘없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고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을 갖고 있다.

▲ 사랑의 전도사를 자처한 김두수(51)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가 6년 동안 대전 서구 동심원 등 지역 사회복지시설의 정수시설을 무료로 수리해주며 소리없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김상구 기자 ttiger39@
▲ 사랑의 전도사를 자처한 김두수(51)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가 6년 동안 대전 서구 동심원 등 지역 사회복지시설의 정수시설을 무료로 수리해주며 소리없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김상구 기자 ttiger39@
김 경위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방법은 복지시설의 정수시설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일이다. 그는 1986년 경찰공무원에 입문하기 전 2년 여간 정수설비업체에서 기술을 익힌 경험을 살려 돕고 있다.

하지만 김 경위에게도 가슴아픈 가정사가 있었다. 아들이 선천성 지체장애를 앓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돌이 지나면서 말을 하지 않더니 성장하면서 대인관계를 기피해 어쩔 수 없이 보호시설에 위탁할 수 밖에 없었다. 아들을 맡기게 된 서구 장애복지시설인 동심원과 인연이 시작돼 매월 정수설비 수리를 이어온지 6년째다.

아들을 맡기고 난 뒤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만나면서부터 김 경위는 사회와 격리된 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연광실버타운, 연광원, 수양원 등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도 정수설비봉사를 벌이고 있다.

김 경위는 예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아픔을 알지 못해 아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만 했다.

그러나 아들과 같은 장애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만 보며 살아왔던 자신의 모습을 뉘우칠 수 있었다.

김 경위의 작지만 끊임없는 봉사활동은 현대인들이 바쁜 일과 속에서 작은 노력으로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김두수 경위는 “삶의 보람과 행복은 경제적인 부와 명예에서 전부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욕심과 삶에 대한 열등감을 버린다면 누구나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자신의 것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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