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조차 유배당 상품 판매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보험사의 독식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보험소비자연맹과 생명·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16개 주요 생명보험사와 15개 손해보험사의 2010회계연도 3분기(4월~12월)까지의 순이익은 4조 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273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교보생명도 6108억원을 기록했고, 대한생명 역시 357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4분기(2011년 1월~3월) 실적까지 포함하면, 2010회계연도 순이익은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9회계연도 순이익(4조원)과 비교해 50% 이상 급증한 규모다.
보험료 인하 요구가 거세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소연 관계자는 “매년 2조원 가량의 사업비 차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가입자 유치 등을 위해 쓰는 비용으로, 매년 예정 사업비보다 실제 사업비를 적게 쓰면 나머지는 모두 보험사 이익으로 계상된다. 이렇게 해서 보험사로 흘러간 금액은 2009회계연도 1조 9989억원, 2008회계연도 2조 386억원 등 최근 9년간 19조 5689억원에 달한다.
유배당 상품 판매 요구를 외면하는 금융당국도 문제다.
유배당 상품은 이익이 발생하면 90%를 계약자에게 배당해야 한다. 소비자단체가 유배당 상품 판매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보험사가 판매하는 대부분은 무배당 상품이다. 무배당상품은 배당이 전혀 없고 보험료 차이도 없어 판매 이익이 발생하면 주주가 독식하게 된다.
금융감독원도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2003년 보험사의 유배당 상품 판매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조연행 보소연 부회장은 “천문학적인 순이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독식하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와 함께, 유배당 상품 판매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이익을 계약자에게 되돌려주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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