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콧물, 목뒤로 타고 내려오는 현상

[한방칼럼]콧물, 목뒤로 타고 내려오는 현상

찬 음료는 피하고 미지근한 물을 ■ 후비루

  • 승인 2011-02-16 14:04
  • 신문게재 2011-02-17 10면
  • 정현아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교수정현아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교수
▲ 정현아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교수
▲ 정현아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교수
감기를 앓고 난뒤 발생하는 여러 문제중, 후비루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자.

후비루란 무엇일까? 감기에 걸리거나 비염이 생겨 코가 정상기능에서 벗어나면 콧물이 많아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많아지는 콧물은 당연히 비강안에 열려있는 비도로 타고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이 비도가 붓기가 심해서 막혀있거나 콧물이 너무 진득하다면 이 앞쪽의 비도를 타고 내려오지 못한다. 고여서 비강안에 머물러 있거나 코 뒤로 타고 내려온다. 이때 코뒤에서 목뒤로 타고 내려오는 현상을 후비루라고 한다.

후비루로 인한 후발 증상들은 다양하다. 먼저 코가 목뒤를 타고 내려오면서 뒷길이 끈적한 콧물로 덮여지면 이물감이 심하고, 건조하며 간지럽고 불쾌하다. 반복적으로 되면 기침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아이들에서 나타나는 가래기침의 많은 경우가 후비루가 원인이다. 간혹 어른중에서도 이로 발생한 기침이 낫지않고 두세달 이어지면서 폐질환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볼수있다.

콧물이 귀 입구를 자꾸 막게 되면 중이염이나 이관염이 발생하여 증상이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귀가 갑자기 답답하며 멍하고 말소리가 울리거나 물이 꽉찬 것 같은 것이다. 어린이들의 경우 이럴 때 목과 코안이 부어있고 열감이 많아 시원한 물이나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찾게 되는데 이 시기에 찬종류의 음료들을 자주 마시게 되면 붓기가 가라앉지 않아 코가 막히는 상태가 오래간다. 이런 여러 상황이 발생하는 후비루를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치료적인 면과 환자 스스로 코에 안좋은 습관을 고치는 생활적인 면 두가지로 나뉜다.

먼저 치료적인 면에서는 이 후비루의 양상과 발생하는 증상에 맞춰 맑은상태의 경우 습한 코를 말려주는 처방을 구성한다. 감기 뒤끝에는 대부분 끈적이는 후비루인데 이때 코와 인두부의 열을 꺼주는 처방을 구성한다. 혹은 코와 목뒤가 건조가 심하게 되어 자주 이물감을 느낄때는 부드럽게 윤기를 보태는 처방을 구성한다.

생활적인 면으로는 어떤 상태든 찬 종류의 음료를 꼭 삼갈것을 권한다. 또한 후비루 양이 많고 끈적이는 경우에는 한동안 밀가루 음식이나 요구르트같은 유제품도 줄이는 것이 좋다. 건조감이 느껴진다면 커피나 담배 술같이 목을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상황은 피하고 맥문동차나 오미자차를 마시며 이때 따뜻한 김을 코로 쐬어 주는 것도 좋다.

당연한 얘기지만 하루 미지근한 물을 3컵이상 마시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답답하고 가래가 차더라도 힘껏 뱉거나 과도히 목을 자극하면 가래가 배출된 이후에도 이물감이 더욱 심해지니 물을 마시면서 부드럽게 뱉어내도록 노력하자.

후비루가 약간 심할때는 힘들더라도 아침저녁으로 생리식염수로 코에서 입으로 세정하는 방법을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나 중이염이 같이 있는 경우는 목안 가글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주의사항이다.

비염이 잘 낫지 않고 또 부비동염 그러니까 축농증이라는 진단을 한번이라도 받은 사람은 순간 느끼는 생각이 '아 평생 비염달고 살겠구나' 일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너무 심하게 앓은 경우 코가 제기능으로 돌아오는데 많은 치료와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번 발생했다고 없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치료 후 남은 여러 증상들이 깔끔히 정리될때까지 코에 나쁜 습관이나 좋지않은 식이들을 고쳐나가는 것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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