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단돈 만원으로 제한을 두고 작가들에게 창작활동을 하라고 한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생동감 넘치는 전시 '만원으로 전시하기'는 제1전시부터 제3전시까지 대전 시민들에게 즐거운 기운을 불어 넣어 줬다.
박진희 작가가 스웨터와 장갑의 털실을 이용해 드로잉을 하고 있다. 30여 년만의 혹한 속에서 가장 소망하는 것은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마지막 전시인 '소원을 빌어봐' 전은 신묘년 새해가 시작되고 정월대보름이 이어지는 정월 한달 동안 진행된다.
새해를 기대하며 소원을 빌거나 정월 보름달에게 간절히 소원을 비는 대보름 축제에서 제4전시 주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주형, 박민화, 박진희, 신정은, 엄종현, 윤밍영, 이혜리, 이희성, 조정민 차동은 등이 참여했다.
전체적인 작품들이 참신하고 새로운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희성 작가는 '신묘년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한쪽 벽면의 왼편과 오른편에 재래시장, 혹은 옷 수선집에서 발품만 팔면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원단 샘플을 이용해 콜라주한 거대한 토끼를 작업했다. 그 토끼들은 마주보고 모두 가운데를 향해 손을 뻗어 가리키고 있다.
그 가운데 선 관람객은 신묘년의 주인공이 된 듯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엄종현 작가는 '검정양말'이라는 작품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캐릭터 양말들을 천장에 낚싯줄을 이용해 길게 널어뜨려 매달아놓았다. 그 옆에는 펜과 종이를 마련해 사람들이 걱정이나 소원을 적어 양말에 넣게 하고 있다. 잠시나마 걱정을 맡아준다는 뜻으로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이처럼 관람객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 외에도 작가의 개인적인 소원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도 있다.
박진희 작가는 스웨터와 장갑을 한올 한올 풀어 그 털실을 이용해 드로잉을 하고 있다. 30여 년만의 혹한 속에서 가장 소망하는 것은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땀한땀 정성어린 마음으로 떠서 만들 털옷과 장갑을 역으로 풀어내 커피 마대 자루위에 가족애와 정성을 포함하고 있다./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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