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성공한 기업가, 마법 같은 성공비결은 없다

[강신철]성공한 기업가, 마법 같은 성공비결은 없다

경영학 베스트셀러들이 범한 '9가지 오류' 독자들에 경고

  • 승인 2011-02-15 14:10
  • 신문게재 2011-02-16 12면
  • 강신철 백북스 공동운영위원장강신철 백북스 공동운영위원장
이 책의 저자 필 로젠츠바이크 박사는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UCLA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휴렛패커드에서 6년 동안 근무했으며,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와튼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6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6년에 IMD에 합류했다.

로젠츠바이크 박사는 초우량기업의 조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승자 기업과 패자 기업 등 경영학 분야 베스트셀러들이 기업가들에게 망상을 심어주고 그릇된 판단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기업들의 성공조건을 단순화시켜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은 기업가들에게 경영의 기본 원칙을 상기시켜 주고 일시적 위안을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들 경영이야기들은 능청맞게 과학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과학의 형식을 취하고 과학의 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과학의 엄격성 및 논리를 결여하고 있다.

이런 책들은 후광효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망상 단순논리의 망상 반쪽 진실의 망상 철저한 연구의 망상 지속적 성공의 망상 절대적 성과의 망상 인과역전의 망상 성공원리의 망상 등 9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으므로 독자들은 이런 책들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책의 핵심 주제인 '후광효과(Halo Effect)'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상사의 부하 평가방식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개념이다. 후광효과란 외모나 학벌과 같이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자료나 인상을 토대로 구체적인 특성을 추론하는 경향을 말한다.

경영학 베스트셀러에 등장하는 소위 초우량기업이나 위대한 기업들은 직원들을 잘 관리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강력한 리더십과 고객가치, 그리고 훌륭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성공한 기업은 언제나 명확한 전략과 훌륭한 조직, 강력한 기업문화 및 고객지향성을 지닌 것으로 기술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마치 철저한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연구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신문이나 잡지 기사 같이 후광효과로 오염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관관계를 마치 인과관계인 것처럼 해석하기도 하고,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 놓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여러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무시하여 단순논리의 망상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또 성공한 기업들만 조사함으로써 반쪽 진실의 망상에 빠지거나, 몇 가지 성공요건만 따르면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 착각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업의 세계가 마치 물리법칙처럼 어떤 원인이 주어지면 반드시 예측 가능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잘못된 믿음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어떤 특정 행동이 모든 환경에서 통용된다는 믿음을 불러일으키고, 상이한 여건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간과하게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접근방식이 어느 곳, 어떤 시기, 어떤 기업에서나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복잡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업가들은 간단한 성공의 법칙이 나타나기를 희망하지만, 경영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불확실하다. 마법과 같은 성공비결은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경영은 행동을 취하고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다. 사업실적에 관해 우리의 사고를 현혹시키는 망상들을 버려야 한다. 이 책은 실천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지름길을 바라고 특별한 성공의 비결을 찾으려는 경영인들의 안이한 태도에 일침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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