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라도 다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다. 먹의 농담, 선의 굵기, 이미지도 천차 만별이다.
▲ 겸재 정선 作 '산수' |
서울 영등포점 갤러리를 시작으로 광복점과 대전점 갤러리를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 회화사의 큰 획을 그은 거장 4인의 주옥같은 작품을 담고 있다.
짙고 힘찬 선과 맑고 우아한 담채가 묘한 대조를 보이고, 먹의 번짐을 통해 안개 낀 서정적 풍경을 드러낸다.
겸재 정선의 작품 '산수도'가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가장 걸맞다.
중국 화법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개성적 필체로 표현한 정선과 일상의 장소와 생활의 순간을 포착해 진솔하게 담아낸 김홍도의 작품에는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 시대를 변화시키는 작가의 통찰력이 담겨져 있다.
한국 산천의 모습을 은은한 담채와 서정적 감성으로 묘사한 이상범과 다각적인 시점과 웅장한 표현으로 한국적 향토감을 구현한 변관식의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의 맥을 잇는 우리 미술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여백 속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는 붓의 유려한 흐름은 단순히 기교있는 표현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서는 현대적 통찰력에 근거하고 있다.
뜨거운 열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시대를 넘어서는 현대적 통찰력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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