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생기나' 보험·카드사 촉각

신용-경제 분리·보험업 허용 민감… 통과시 생존싸움 불가피 농협법 개정안 국회처리 임박

2월 농협법 개정안 국회 처리가 임박하면서, 농협은 물론 보험과 신용카드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인 신용과 경제사업 분리는 농협의 오랜 숙원이지만, 보험과 신용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합의한 보험업 진출과 신용(금융)·경제(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도 신·경 분리에 대해 잠정 합의한 상태다.

신용과 경제부문 분리는 개정안 통과 후 1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오는 4월부터 시작하는 2012년도 정부와의 예산 협의에서 관련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해야 한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보험업 진출을 허용하는 개정안이 통과하면 2012년부터 농협은 보험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농협중앙회 산하 보험 부문은 삼성과 대한, 교보생명 등과 함께 4대 강자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춘 상황이다.

특히, 농협의 은행부문과 회원조합에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하는 등 보험업 진출에 유리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 보험이 조직의 강점인 농어촌 지역 대부분을 휩쓸 가능성이 커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농협이 출시한 자체브랜드인, '채움카드'의 회원수는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농협카드 회원수는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는 신한카드의 1500만명보다는 적지만, 개정안이 통과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농협의 강점은 시골 구석구석까지 확보하고 있는 점포망이다. 경쟁업계를 긴장하게 하는 수많은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정(情)'적인 성격이 강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농협 계열사들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 출시 등을 감안하면 농협의 몸집 불리기는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필요성은 어느 정도 여론을 모은 상태”라며 “금융시장의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마다 다양한 자구책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