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구]2013년 예상되는 태양활동 극대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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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구]2013년 예상되는 태양활동 극대기를 맞아

[사이언스 칼럼]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 승인 2011-02-14 14:04
  • 신문게재 2011-02-15 21면
  •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지난 2009년 '2012'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일반 시민들의 태양활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이 있다. 영화는 급격한 태양활동으로 인해 방출된 뉴트리노(중성미자)가 지구 내부의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이로 인해 인류가 대재앙을 맞게 된다는 줄거리다. 영화 줄거리의 과학적 사실과 관계없이, 다음 태양활동의 극대기가 2012년 근처라는 점과 고대 마야 달력이 2012년으로 끝났다는 주장이 함께 작용하여 작은 논란이 있기도 했다.

한편 미항공우주국 NASA는 “현재 태양은 비교적 잠잠하지만 2013년께가 되면 강력한 태양폭발 현상이 발생하여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보다 20배 이상 큰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연 2012년이나 2013년이 되면 태양활동으로 인한 인류 대재앙이 올 것인가? 아니면 적어도 NASA의 발표처럼 재앙은 아니더라도 큰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인가?

태양을 보통의 눈으로 보면 노란색의 밝은 공으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천문학자의 연구를 위한 특정 파장으로 태양을 관측하면 태양의 모습은 다양하게 보인다. 이를 통해 태양에 관한 여러 연구를 하게 되는데, 태양의 활동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코로나물질방출(CME,Coronal Mass Ejection)과 플레어 현상이다.

CME는 코로라나는 태양 대기의 물질이 태양 외부로 방출되는 현상이고 플레어는 태양의 자기장 에너지가 열이나 빛의 형태로 발출되는 것으로 빛의 폭발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플레어에서 방출된 빛은 지구에 8분 남짓이면 영향을 주지만 CME의 속도는 초속 3000㎞ 정도로 지구에 도달하는데 보통 하루 이상이 걸린다. 분명한 것은 두 현상 모두 여러 형태로 지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앞서 언급한 영화 '2012'에서 소개된 거대한 태양활동 현상은 실재의 태양관측위성에서 관측된 CME였는데 사실 CME가 방출될 때 다량의 뉴트리노가 방출된다는 근거는 없다. CME와 동반하여 발생하는 플레어 폭발에서 뉴트리노가 방출된다고 하더라도 영화에서처럼 지구 내부의 물질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지구 내부를 가열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돌아올 태양활동 극대기를 2013년 5월께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러한 태양활동의 증가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평균 11년을 주기로 되풀이 되고 있는 자연현상이다.

더욱이 이번 태양활동 극대기의 일일 흑점수는 약 90개로 과거 극대기의 평균 흑점수가 114개인 것에 비해 적은 수다. 다음 태양활동 극대기의 규모가 지난 극대기에 비해 작다고는 하지만 그 영향은 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 지난 극대기인 2001년에 비해 개인의 이동통신과 위성항법장치의 활용이 급격히 증가되었고 국가 기간산업의 인공위성과 대용량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피해의 정도는 크지 않기 때문에 재앙이나 종말과 같은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예상되는 이동통신 장애 역시 다소간의 잡음이 들리거나 잠깐 동안 끊기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GPS 등 위성으로부터의 신호에 의존하는 항법장치들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의 사용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국가적 차원에서 태양 폭풍에 의한 영향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기상 정보가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에 대비하는데 꼭 필요한 것처럼 미래사회에서 태양 폭풍에 의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태양활동을 감시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과거 다른 나라에서도 태양활동의 영향으로 인해 인공위성의 손실, 전력망이나 송유관 등의 파손이 보고되기도 하였다.

특히 인공위성의 경우 강력한 태양폭풍이 예상될 때에는 최소의 임무만을 수행하도록 하는 안전조치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 위성운영자나 무선통신사업자, 항공회사 등은 태양폭풍에 대한 대비를 적절히 할 때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지만 태양의 다양한 활동은 인류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정부의 지원으로 우주환경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중에 있다. 이러한 연구는 인공위성이나 국가전력망의 운용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보호에 활용되고 있으며 우주환경예보를 통해 국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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