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장 |
산 아 산아 계룡산아 민족영산 계룡산아! 천하명당 도읍지로 산 태극에 정기 받은 천하명산 계룡산아! 천황봉에 올라보니 금강줄기 눈에 들고, 제자봉을 내려서니 신도안이 발아랠세, 도읍지도 내 품일세, 천년고찰 신원사에 오층석탑 돌고 돌며, 님 소원도 빌어보고 공주 갑사 찾아들어 국태민안 빌어보세….
산 아 산아 계룡산아 민족영산 계룡산아! 나라걱정 큰 시름을 씻어 주는 계룡산아 천하명산 계룡산아! 삼불봉을 휘 돌아서 금잔디를 넘어서니 울 어머니 날 반기 듯, 남매 탑의 오누이가 나를 그리 반기 누나, 은선 폭포 청강수로 이내 시름 씻어내고 동학사로 찾아드니 진시황이 그 누구고 삼천갑자 누구더냐.
무사태평 도읍지를 어이 그리 모르는가? 해가 뜨니 광명천지 달이 뜨니 청풍명월, 산 아 산아 계룡산아, 산 아 산아 계룡산아! 이 노래는 정치 행정중심의 위용을 갖춘 수도가 한양이라고 노래한 정도전의 신도가처럼, 신행정수도의 안정적 추진을 소망하는 대전연정국악원 송년음악회(2005년)에서 초연된 충청 신민요다.
송도 500년에 이씨가 나라를 한양으로 천도하고 한양 400년에 정씨가 나라를 계룡산에 도읍 한다. 산천이 풍부한 신도는 조야가 넓고 백성 다스림이 순하여 800년 도읍지라 정감록은 그리 적었다. 그랬다. 500년 도읍지 송도는 475년 만에 이씨가 나라를 한양으로 천도했고, 400년 도읍지 한양도 조선왕조 몰락과 함께 그 기능을 상실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민족의 정신적 문화적 혈통을 이어갈 새로운 도읍지가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정감록은, 국운 상승을 주도할 대한민국의 서울자리가 바로 계룡산 자락이라는 얘기다. 금강과 계룡산이 산(山)태극 수(水)태극을 이루고 비옥한 들이라 하여 한밭이라는 대전, 백제시대에는 충열의 고장, 고려시대에는 불교문화의 번성지, 조선시대에는 유학의 중심지 그 대전을, 필자는 감히 대한민국의 새 수도로 추천한다.
어느 대학 교수 논문에서 밝힌 남자는 너그럽고, 여자는 인자하고 고상하다는 대전인 얼굴에서, 지식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대전의 잠재력에서, 일찍이 세계과학도시 연합(WTA)을 창설하고 39개국 77개 회원단체의 의장을 맞고 있는 대전의 자치역량에서, 자연재해가 전혀 없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환경조건에서…. 대전은 이미 수도 서울 이상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패권주의에 올인 하는 중앙정부와 고질적인 패거리 정치가 태클을 거는 게 문제다. 세종시 문제도 그랬고, 또다시 정국을 뒤흔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문제도 그렇다. 쓸데없이 용쓰지 말고 정치권은 그냥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 될 일이다.
대한민국을 과학입국의 반열에 세우고 지난 38년 동안 국부창출을 주도한 공과만 인정하면 따로 힘쓰지 않아도 대덕연구단지가 세계 제일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가 대덕연구단지라는 걸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정치권만 유독 딴청이다. 정치가 바로 사회갈등을 봉합하는 예술인데 말이다.
화롯불을 오래 살릴 수 있는 비법은 들 쑤석이지 않고 다독거리는 거다. 지금은 따사로운 남녘 바람이 그리워지는 겨울의 끝자락이다. 질펀하게 녹아내리는 춘설처럼! 올 봄에는 우리 충청인 모두의 시린 가슴이 그렇게 녹아버렸으면 좋겠다. 대전 충청인 모두의 신명을 책임질 대전연정국악원의 봄맞이는 그래서 더더욱 바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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