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충사본에 따르면, 통합 요구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갈등을 빚었던 경영진과 조합원이 통합 성사 합의 이후 처지와 분위기가 역전되고 있다. 그동안 통합 요구 과정에서, 경영진은 임금과 인사 통합 문제에 대해 난색을 보였다. 임금과 인사권이 경영권의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14년 동안 경영권을 유지해온 독립경영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경영진 측 인사인 A씨는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인사·임금제도를 통합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인식했기에 이번 합의에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진으로서, 집회 참가 등 통합 요구를 위한 직원들의 대내·외 활동을 견제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당혹스런 분위기다.
B 지점장은 “이렇게 빨리 해결될지 몰랐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불가피하게 직원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많았다”며 “난감하다. 다른 지점장들과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직원 등 노조는 한껏 들떠 있다.
입사 7년차인 한 직원은 “지금 분위기는 최고다. 숙원이던 임금과 인사 차별 문제가 해결될 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점장 등의) 압력으로 어려움이 컸던 만큼, 쌓인 것도 많다”고 말했다.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드러내고 있다. 4년차의 한 조합원은 “후배들의 노력으로 얻어낸 임금 통합의 최대 수혜자는 오히려 지점장 등 경영진”이라며 “노골적으로 반대하더니, 결국 무임승차한 셈”이라고 말했다.
통합을 놓고, 오랫동안 반목을 해왔던 만큼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이자 책임자인 모 차장은 “통합은 경영진과 노조원을 떠나 충사본 전체를 위한 것”이라며 “책임 소재나 시시비비를 털어버리고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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