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성]사람과 일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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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성]사람과 일에 관한 단상

[중도춘추]송인성 한밭대 겸임교수

  • 승인 2011-02-10 14:24
  • 신문게재 2011-02-11 20면
  • 송인성 한밭대 겸임교수송인성 한밭대 겸임교수
삶의 행위를 한마디로 하면 '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삶에서 일이란 생존의 수단이자 적극적인 자기실현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일은 삶의 희로애락을 관장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일없이 사는 것만큼 힘겹고 고통스런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무사(無事)하기를 기원하지만 일을 제외시키고 삶의 의미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이처럼 일이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더 소중한 것은 사람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일을 좁은 뜻으로 바꾸면 직업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존재하며 그 직업들이 그 자체로서 가치가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일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일을 하는 사람과 일이 맞지 않는다면 일의 효율성도 떨어질뿐더러 일에 대한 성취감도 낮아질 것이다.

왜냐면 사람에게 각자의 기질과 재능이 있고, 일에도 일나름마다의 속성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과 사람 간에 궁합(宮合)이 있는 것처럼 일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일이라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 일이나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을 행하거나 선택함에 있어서 일차적으로는 사람의 적성과 체질을 살피고, 그 다음은 일의 속성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게 일이든 사람이든 물질이든 마음에 드는 것들과 함께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는 멀리하는 것이다. 우리가 '좋아한다'거나 '하고 싶다'는 감정은 곧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마음에 든다는 것은 곧 자신과 맞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사람과 일을 만나며 살아 간다. 그러나 모든 '만남'이 '맞는' 관계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맞는 것들보다 맞지 않는 것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먹고 사는 상황으로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모든 불행의 원인은 맞지 않음에 기인한다. 따라서 '맞는 것'과 함께 하기 위한 '맞춤'의 행위가 더욱 중요해 진다. 옷도 입어 봐야 몸에 맞는 지 맞지 않는 지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도 사람에게 맞추어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를 교정하기 위해서 학습도 가능하고 개발도 소용이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한계가 있고, 정도가 있다. 전부를 바꿀 수는 없다. 특히 근본적인 달란트(talent)는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어떻게 하면 이것을 찾을 수 있는가.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실험과 경험에 의한 방법이다. 주로 이 방법을 택하지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 방법은 시행착오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또 하나는 굳이 찾지 않는 것이다. 왜냐면 대개 천성이나 재능은 찾지 않아도 사람에게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상 눈치나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오직 마음이 끌리는 것. 마음에 드는 것을 좇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일이나 직업으로 삼으면 일과 사람이 맞는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일에 대한 불만과 불평을 하지만, 일에 무슨 귀천이 있고, 어떤 죄가 있겠는가. 실상은 일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한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요는 이렇다. 어떤 일을 하건 억지로 하는 일은 천직이 아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은 모두 고역(苦役)이다. 그러므로 그런 일은 하지도 말고, 시키지도 말아야 한다. 일과 사람이 서로 맞지 않으면 일도 망치고 사람도 다치게 된다.

일이 아무리 작고 소박해도 좋아하는 일이면 그게 천직(天職)이요. 일이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마음을 채워 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천직(賤職)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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